연방군 원대복귀 돌입 이어 “주방위군 철수절차 돌입 지시…필요시 신속 재배치”
시위 1만명 넘게 몰렸는데 “적은 규모”…평화시위 맞물려 강경대응 역풍부담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 워싱턴DC에 배치됐던 주 방위군에 대한 철수를 지시했다.
앞서 지난 5일 미 워싱턴DC 인근에 집결했던 연방군 병력의 원대복귀 돌입에 이어 주 방위군도 철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예고로 고조됐던 미국 수도의 긴장이 평화 시위 정착 분위기와 맞물려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모든 것이 완전한 통제 하에 있는 만큼, 나는 방금 우리의 주 방위군에 대해 워싱턴DC에서 철수하는 절차를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그러나 필요하면 신속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말인 전날 시위 상황과 관련, "지난밤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더 적은 시위대가 나타났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올린 트윗에서 "예상보다 훨씬 적은 군중이 모였다"며 "주 방위군과 비밀경호국(SS), DC 경찰은 환상적인 일을 했다. 고맙다"고 언급한 바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며칠간 평화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1만명도 넘는 인파가 대체로 '축제적인 시위' 분위기 속에서 워싱턴DC를 행진한 후에 트윗을 올렸다면서 "그동안 도시를 집어삼킨 긴장이 누그러지기 시작한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CNN에 따르면 11개 주에서 투입된 3천900명과 DC를 기반으로 하는 1천200명 등 대략 5천명 규모의 주 방위군이 수도 지역에 배치됐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주방위군 모두를 철수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주에서 온 주방위군만 지칭한 것인지 명시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워싱턴DC 주 방위군 윌리엄 워커 사령관은 전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요청으로 11개 주에서 파견된 주 방위군들이 이르면 8일 워싱턴을 떠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위 격화에 대비해 워싱턴DC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군 병력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지시로 복귀 작업을 시작한 상태이다.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지난 5일 워싱턴DC 인근에 배치된 약 500명의 병력이 원래 있던 기지로 귀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매카시 장관은 여전히 일부 병력은 워싱턴DC 인근에서 경계태세 상태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주방위군 철수 결정은 평화 시위가 자리 잡는 분위기에 더해 강경대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여론의 부담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도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주 방위군의 철수절차 본격 돌입으로 국방수장 항명 사태로까지 빚어졌던 군 동원 문제가 일단락될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주지사가 주방위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군대를 배치하겠다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틀 뒤인 3일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분열을 부추긴다"며 공개비판하는 등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과 군 인사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화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역풍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기자회견이 있던 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군 동원은 상황에 달려 있으며 꼭 그래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