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서 미국으로 오려던 10대 임신부
텍사스 접경 18피트 국경장벽 넘다 추락사
멕시코 국경에서 이민자들의 월경 시도와 그로 인한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AP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텍사스주 엘패소로 향하는 국경에서 과테말라의 19살 임신부가 국경 장벽을 넘으려다 추락해 사망했다.
미리안 스테파니 히론 루나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지난 7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18피트 높이의 국경 장벽을 기어오르다 떨어졌다.
태아의 아빠로 추정되는 동행한 남성이 연방 국경순찰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히론을 급히 병원에 옮겼으나 사흘 만에 사망했다. 의료진은 임신 7∼8개월 무렵인 히론의 태아라도 살리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마크 모건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 대행은 밀입국 브로커들이 히론을 한밤중에 국경에 데려다 놓았다고 전했다. 국경순찰대에 붙잡힌 히론의 동행 남성은 “위험이 그렇게 큰 줄 알았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테칸디 파니아과 미국 주재 과테말라 영사는 AP통신에 전했다.
파니아과 영사에 따르면 미국 국경 장벽을 넘으려다 떨어져 다친 과테말라인이 올해에만 7명이다. 과테말라를 비롯한 중미 국가에서 범죄와 빈곤 등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은 계속 끊이지 않는데 미국으로 가는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미국 망명을 원하는 중미 이민자들이 제3국에 대신 망명하도록 하거나. 멕시코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정책 등이 확대돼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가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거액을 주고 국경 장벽을 기어오르거나 강을 건너는 등의 위험한 방법으로 불법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도 늘어나게 됐다.
연방 세관국경보호국은 벽을 넘도록 부추긴 밀입국 브로커들이 히론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멕시코 당국과 협력해 책임자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