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며 재융자 붐이 일고 있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재융자 발급 규모는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주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이 약 3.45%를 기록하며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데 따른 현상이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블랙 나이트에 따르면 약 1,100만 명에 해당하는 주택 보유자가 지금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를 월평균 약 268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자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주택 보유자가 재융자를 통한 혜택이 기대되지만 누구나에게 다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재융자 실시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고 재정 매체 마켓워치가 조언한다.
■ 재융자 뒤 최소 5년 이상 거주
모기지 대출은 15년에서 30년의 만기 기간에 걸쳐 갚아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출 발급 초기에는 매달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중 원금 보다 이자의 비중이 훨씬 높다. 따라서 재융자 실시 후 현재 주택에서 얼마나 오래 거주할지에 따라 재융자 실시에 따른 혜택이 결정된다. 재융자를 실시한 뒤 오래 거주할수록 원금 삭감 비중이 높아 재융자 비용을 회수 비율도 높아진다. 재융자 비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융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재융자 뒤 적어도 5년 이상 거주해야 재융자로 인한 모기지 페이먼트 비용 절약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만약 5년 내에 현재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 있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재융자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재 주택에서 장기간 거주할 계획이라면 이자율이 낮은 지금 재융자를 실시하는 것이 유리한데 30년 만기보다는 15년 만기 대출을 받을 때 장점이 더 많다. 15년 만기 대출 이자율이 30년 만기보다 낮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절약되는 이자 비용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15년 만기 대출이 재융자 실시 주택 보유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다.
2월 둘째 주 15년 만기 고정 이자율은 약 2.97%로 30년 만기 보다 약 0.5% 포인트나 낮게 형성됐다.(프레디 맥 집계). 15년 만기 대출은 부동산 자산을 빨리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페이먼트 중 원금 비중이 30년 만기 대출보다 높기 때문에 자산을 빨리 축적할 수 있고 필요시 조기에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한 현금 마련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대출 기관 최소 3곳 이자율 비교
재융자 실시 목적은 단 한 가지다. 다달이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비용을 낮춰 가계부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모기지 페이먼트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재융자를 통해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자율보다 최소한 0.5% 포인트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야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재융자를 앞두고 이자율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대출 기관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통해 발표되는 이자율은 대부분 평균 이자율로 실제로는 발표 이자율보다 더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대출 기관이 많다. 특히 요즘처럼 재융자 수요가 쇄도하는 시기에는 대출 기관이 경쟁적으로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대출 기관을 통해 이자율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모기지 대출을 받은 현재 거래 은행을 포함, 크레딧 유니온, 융자 중개 업체는 물론 최근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온라인 대출 기관 등이 제시하는 이자율을 각각 비교해본다. 이자율 외에도 각 대출 기관이 제시하는 수수료 비용과 모기지 포인트 등도 함께 알아본다. ‘클로징 코스트’로 불리는 수수료 비용은 기관마다 천차만별이고 모기지 포인트는 이자율을 낮추는데 부과되는 비용이다.
■ 세금 환급 활용한 ‘캐시 인’ 재융자
모기지 대출을 받을 때 모기지 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경우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연방 주택국’(FHA)이 보증하는 대출을 발급받을 때와 일반 대출을 발급받지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20% 미만일 경우다. 따라서 재융자를 실시할 때 어떤 형태의 대출을 받는지와 현재 ‘순자산’(Equity) 비율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재융자 실시 뒤 순자산 비율이 주택 시세 대비 20%를 넘어야 모기지 보험 가입 의무에서 제외된다. 그렇지 않으면 모기지 대출 원금의 약 0.3%~1.2%에 해당하는 모기지 보험료를 모기지 페이먼트와 별도로 매달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재융자 실시 효과는 낮아진다.
재융자를 실시하면서 기존의 모기지 보험을 취소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다. 현재 순자산 비율이 20% 미만이지만 여유 현금이 있다면 현금을 사용한 ‘캐시 인’(Cash-In) 재융자로 순자산 비율을 높여 기존 모기지 보험 가입 규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세금 환급액이 충분한 경우 캐시 인 재융자에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조언한다.
■ 빚 갚아 DTI부터 낮춰야
이자율이 낮다고 무조건 재융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대출 기관 ‘렌딩 트리’(Lending Tree)의 최근 조사에서 재융자 신청자 4명 중 1명은 재융자 승인을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융자 신청자의 ‘부채 비율’(DTI) 너무 높아서 거절된 경우가 가장 많았고 크레딧 점수가 낮은 신청자들의 재융자 거절 비율도 높았다. 재융자 자격이 되더라도 부채 비율이 높거나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에 재융자 효과도 떨어진다.
<3면에 계속·준 최 객원기자>
따라서 재융자를 신청하기 전에 재정 상황 등 재융자 자격을 점검하고 필요시 개선하는 것이 재융자 헤택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크레딧 카드 부채와 같은 비 모기지 대출을 갚아나가는 방법이 최우선이다. 크레딧 점수 개선 작업은 크레딧 리포트를 점검해 오류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 기존 융자 만기 단축도 옵션
재융자 실시 계획이 있다면 현재 모기지 대출 거래 은행을 통해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존 대출 고객을 경쟁 은행에 뺏기지 않기 위해 유리한 융자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은행과 재융자를 실시하면 재융자 절차가 비교적 순조롭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대출 고객의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 기록 등 재정 정보를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재융자 처리 기간과 절차가 비교적 원활하다.
기존 은행을 통한 재융자 시 신규 대출을 받는 대신 기존 대출의 만기를 단축하는 방법도 있다. 기존 대출 조건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이자율 인하 효과 등은 없지만 대출 상환 기간을 앞당길 수 있고 신규 대출 수수료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을 수 있는 장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