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22번가에 위치한 미슐랭 레스토랑인 한국식 스테이크 하우스 ‘꽃(cote)’은 조만간 밤 10시 이후 심야 메뉴로 ‘람동(라면+우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18달러. 영화 ‘기생충’에서 등장한 한우를 넣은 ‘짜파구리’처럼 ‘스테이크 람동’이다 보니 가격이 높은 편이다.
#미국인 유명 유튜버 채드 태너는 지난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시청하면서 손수 ‘짜파구리’를 조리해 먹는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그는 “짜파구리는 처음 먹어본다”며 스테이크 짜파구리를 젓가락으로 맛있게 먹었다. 이 동영상은 현재 3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지구촌이 영화 ‘기생충’ 열풍을 타고 ‘짜파구리 신드롬’에 들썩이고 있다. 아카데미시상식 이후 기생충 영화 속에 등장한 한식 짜파구리의 몸값도 상종가를 치고 있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 개봉한 기생충으로 영화팬들 사이에서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농심은 영국에서 기생충이 개봉하기 전 런던의 ‘프린스 찰스 시네마’에서 일명 ‘짜파구리 기프팅 프리뷰’를 진행했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 집행위원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한데 묶은 짜파구리 세트를 관객들에게 선물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전 위원장은 런던에서 LEAFF(2015~)의 전신인 런던한국영화제(2006~2015) 등을 이끈 ‘영국통’이다.
시사회 이후 짜파구리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LEAFF는 런던 외곽 도시에 있는 상영관에도 에코백에 짜파구리 세트를 담아 기생충과 짜파구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심 측도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더 주목 받으면서 짜파구리 역시 소위 ‘대박’이 났다”며 “이 때문에 영국 기생충 상영과 관련한 짜파구리 광고나 마케팅을 전 위원장에게 일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LEAFF 관계자는 “영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자리에서 영국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귀띔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LA를 넘어 뉴욕에서도 짜파구리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맨해튼 중심가에 자리잡은 스테이크 레스토랑 ‘cote’는 기생충의 4관왕을 기념해 ‘람동’을 메뉴에 포함시켰다. 이곳은 현지인들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인기 맛집이다. 최근 미국의 주간지 ‘타임아웃 뉴욕’은 “이곳에서 ‘한우 람동’이 18달러에 판매될 것”이라며 “영화 속에서 람동은 봉준호 감독이 교묘하게 부의 불균형을 드러낸 여러 장치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시상식 이후 미국에서 기생충 흥행 돌풍이 이어질 가운데 농심은 다음달부터 월마트나 코스코 등 대형마트에 짜파구리 컵라면을 판매하기로 했다. 크기는 ‘신라면 컵’ 사이즈(65g)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들은 끓여먹는 것보다 용기에 담은 컵라면 형태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당분간 짜파구리 열풍이 계속될 조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소비 분위기 속에 나온 짜파구리는 이제 히트상품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