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박 “문 대통령, 북한에 휘둘려 비핵화에 장애”
진보단체들 “한국 정부 평화정책 폄하·조롱” 주장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방해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한 미셸 박 스틸(사진)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장의 신문 기고(본보 16일자 A3면 보도)에 일부 한인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미셸 박 스틸 위원장은 지난 10일 워싱턴 DC 지역신문인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기고한 ‘북한 비핵화 노력 방해하는 한국 정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휘둘리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당국에 비핵화를 압박하지 못한 채 오히려 북한에 동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셸 박 스틸 위원장은 문 정부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요구에 순응적이며 오히려 굴복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정부에 굴복하기 보다는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유화적인 한국의 유약한 정책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는 4월 총선과 관련해서도 문 정부의 이같은 대북 정책으로 인해 집권당인 민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크며, 대북 강경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를 유인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보 성향의 일부 한인 단체들은 16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이 기고문이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국내외 동포들에게 큰 상처를 줬으며, 한국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을 폄하하고 조롱했다”고 주장하며 미셸 박 스틸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한인 단체들은 해외민주통일연대, 민족화해협력 LA, 민주연합 LA, 한미인권연구소, 6.15 실천 LA위원회, 민족문제 연구소 LA, 5.18 기념재단과 남가주 호남향우회 등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때 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면서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비판한 배경▲진정한 평화를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소신과 정책을 설명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본보는 16일 미셸 박 스틸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대신 허상길 보좌관은 “기고문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닌, 미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편집 과정에 좀 자극적으로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