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LA·시카고 등서 수천명 참가
"국경장벽·시민권 조항 실패 트럼프
지지층 눈길 돌리기 위한 것"비판도
일요일인 14일부터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이 예고된 가운데 주말을 맞은 미국 곳곳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표적이 된 이민자 사회는 두려움에 동요하는 가운데 일부 지방정부와 인권단체들은 긴급전화를 운영하며 이민자들에 대한 법률적 지원 등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단속과 관련해 많은 부분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얼마나 많은 이민자가 단속 대상이고 정규 단속 활동과 이번 단속 작전이 어떻게 다를지 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ICE의 단속 대상은 법원으로부터 추방 명령이 내려진 불법 이민자 2,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속 대상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단속 현장에 같이 있다가 적발된 다른 불법 이민자도 '부수적인'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LA타임스는 보도했다.
ICE는 작전의 민감성을 들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기관은 "법 집행 활동의 민감성과 ICE 요원들의 안전·보안 문제 때문에 우리는 작전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행진과 집회를 열고 이민자 단속에 항의했다. 뉴욕에서는 12일 밤 '자유를 위한 불빛'이란 단체 주도로 수백 명이 맨해튼의 폴리 스퀘어에서 행진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12일 밤 LA 시내와 서부 할리우드 등지에서 항의 집회가 열렸다. 또 LA카운티의 관리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ICE의 단속에 대비해 이민자 가족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가족이 헤어질 것에 대비하도록 촉구했다.
마이애미와 시카고에서도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까지 밤샘 농성이 진행됐고, 콜로라도 오로라에는 2,000여 명이 ICE의 구류시설 밖에서 집회를 열었다. 일부 이민자들은 결근하거나 숨고, 뉴욕에서는 이민자 옹호단체가 선제적으로 소송을 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단속이 좀 더 광범위한 정치적 목적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멕시코 국경장벽의 확장이나 인구조사에 시민권 관련 질문을 포함시키는 것 등의 실패한 과제로부터 눈길을 돌리도록 하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