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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위안부 소재 미술 전시회 열고 있는 홍연희 씨

지역뉴스 | 인물·인터뷰 | 2019-05-18 21: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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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한'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위안부 할머니의 한은 한국 근대사의 아픔이다. 그래서일까?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 얼굴의 주름살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그리고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일 수 밖에 없다. 비록 머나 먼 미국이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그림으로 같이 나누려는 전시회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16일부터 슈가힐 시청에서 '자유의 수호자들(Freedom Fighters)'라는 제목으로 위안부 관련 미술 전시회를 열고 있는 홍연희(슈가힐 초등학교 교사·사진) 씨를 만나 봤다. 

                "

한국방문 중 '아픈 역사' 알게 돼

그림으로 위안부 할머니 '한' 표현

작품 통해 희망·안식 전하고 싶어 

                "

▲먼저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미술 전시회를 열게 된 과정  에 대해 말해달라

"이번 전시회에 전시되는 총 30점의 작품들 중 6점은 사실 대학교  졸업 전시회 때 전시됐던 작품들이다. 3년전 졸업 전시회 당시 나는 그림을 통해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가족 방문차 들린 한국에서 소녀상을 본 후 관심이 생겨 혼자서 조사를 해봤다. 나는 중학교 시작 바로 전에 미국을 온 터라 위안부의 역사는 잘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때 혼자 조금씩 공부하며 할머니들의 아픔에 더욱 공감하게 되면서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작품을 그려 전시하게 됐다. 졸업 이후 초등학교 미술 교사가 된 나는 슈가힐 시청에서 미술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학부모로부터 전시회 제안을 받게 됐고 또 한번 위안부 실상을 알릴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에 기꺼이 수락했다" 

▲특별히 미술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처음에는 미국 학교 생활이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은사를 만났다. 미술 선생님이셨는데 나를 정말 친 자식처럼 잘 가르쳐 주시고 키워 주셔서 나도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미술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 선생님의 좋은 가르침 덕이었을까? 나는 전국아트소사이어티에도 들어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고등학교 3학년 직전에는 GHP(Governor's Honors Program)에 선정돼 발도스타 주립대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조지아대학교(UGA) 합격해 입학해 소묘(Drawing)를 전공 했다. 이후 프랭클린 컬리지 오브 파인아츠에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편입하게 됐다"

▲그런데 교사가 됐다. 미술 교사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대학교 1학년 봄 방학 때 온두라스로 단기전도를 갔었다. 내가 방문했던 집은 산꼭대기에 있던 집으로 싱글맘과 딸 둘이 함께 사는 집이었다. 딸 둘은 청각 장애를 앓고 있었고, 엄마는 남편이 자주 바뀌다보니 동네 사람들에게 소위 '왕따'를 당했다. 나는 아이들을 웃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 집의 아이들과 엄마를 그리고 나와 함께 했던 전도팀이 방문하는 모습, 사람들이 다시 한번 그들을 찾는 모습을 그려 보여줬다. 이때 아이들이 감동 했는지 울음을 터뜨렸고, 놀라 뛰어나온 애들 엄마가 나를 꼭 안아주셨다. 이때 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졸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담당 교수님이 아트 에듀케이션(Art Education)과 소묘를 복수 전공하면 겹치는 과목이 많아 졸업이 늦어지지 않는다고 조언해 주셨다. 결국 복수 전공을 통해 현재는 미술 교사로 일하고 있다"

▲작품과 전시회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슈가힐 시청 아트 갤러리는 매달 '이달의 아티스트'라는 제목으로 미술 전시회를 연다. 내 작품들은 지난 13일부터 전시되고 있었으며, 16일 오프닝 리셉션 오후 6~8시 열렸고, 오는 6월 21일까지 전시 된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직접적인 묘사가 아닌 간접적인 묘사로 이뤄졌다. 이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나무 의자를 각기 다른 형태로 그려 그 위에 붓글씨로 할머니들의 사연을 써내려 간 작품이다. 존재(psence)라는 제목의 작품인데 총 3개로 나눠진다. 이 작품은 졸업 전시회에 출품됐던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졸업 전시회 작품을 시작하기 전 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아야 겠다는 생각에 리서치를 굉장히 많이 했다. 도중 우울증이 걸릴 정도로 힘이 들었다. 그림을 그리려고 했는데 엄두가 안나더라. 할머니들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어둡고 험한 일들을 감히 경험하지도 않은 내가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며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감정을 담아 색을 넣고 싶었는데 너무 많은 감정이 몰아쳐 결국 붓글씨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표현하고자 빈 의자를 그려 넣은게 이 작품이다. 아무래도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은 작품이다 보니 더욱 애착이 간다. 이밖에도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생전 쓰셨던 옷, 신발, 리본 등을 하나씩 그려놓은 작품 등 여러 작품들을 준비 했다. 아무쪼록 많은분들이 오셔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그분들의 한 많은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 혹은 희망이 있다면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전시를 해보고 싶다.내 탤런트가 다른 분들의 마음에 희망이 되고, 위안이 되는 안식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내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 그랬듯 언제나 따뜻하고 배울 점이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또 하루 빨리 위안부 할머니들이 한국 정부가 대신 받는 사과가 아닌 일본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나도 미국땅에서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이인락 기자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위안부 소재 미술 전시회 열고 있는 홍연희 씨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위안부 소재 미술 전시회 열고 있는 홍연희 씨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위안부 소재 미술 전시회 열고 있는 홍연희 씨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위안부 소재 미술 전시회 열고 있는 홍연희 씨

홍연희 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꽃다발과 함께 환히 웃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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