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에서 친환경 젖병 세척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에티튜드’(Attitude) 주방세제의 한국 수입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돼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한인 주부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티튜드 등 수입 세제에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이 검출돼 통관금지 및 수거·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CMIT, MIT는 낮은 농도로도 살균·보존 효과가 뛰어나 미국에서는 샴푸나 세제 등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세척제, 헹굼보조제, 물티슈 등 19개 위생용품에서는 사용금지 성분으로 분류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섬유화 증세로 산모·영유아 등이 폐 질환에 걸리거나 사망한 사건으로 관련한 사망자가 239명, 폐 질환자 1,528명으로 최악의 화학 참사 사건으로 꼽힌다.
물에 쉽게 녹고 휘발성이 큰 MIT에 반복 혹은 장시간 노출되면 아동은 뇌세포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세포막과 피부에 화학적 화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공기 접촉 시 유해성만 나타난 상태다.
한국 식약처에서 캐나다 친환경 브랜든인 에티튜드 젖병 세척제를 전량 폐기 및 회수한다는 조치를 발표하자 미국에 제품을 믿고 사용한 한인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개월 유아를 둔 한인 최모씨는 “신생아 젖병 세제도 사용했고, 옷도 세탁했는데 섬유유연제는 한 통을 다 써서 너무 찝찝하다”며 “미국에서는 사용금지 성분이 아니라고 하지만 너무 불안해 기존 제품들을 모두 버리고 열탕 소독과 건조기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인 소아과 전문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사용이 허용되고 있는데 한국에서 그냥 불검출로 기준을 잡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일반 주방용품에 비해서 화학성분도 없고 대부분 유아를 둔 가정에서는 물로 씻은 뒤 소독기에 넣기 때문에 너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