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애완동물에게 자연사는 끔찍… 마지막 작별 어떻게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4-04 09:09:13

애환동물,한수의사,안락사,애완동물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14년 전쯤 필자와 딸은 필자의 어머니의 사망으로 큰 슬픔을 겪었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우리의 영혼을 위로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털북숭이 강아지 ‘플러피’(Fluffy)를 얻게 됐고 그 뒤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우리는 플러피와 함께 놀고 기저귀를 갈며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어머니와 할머니를 잃은 슬픔 중에 플러피는 우리를 웃게 했고 그러면서 차차 슬픔은 희미해져가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수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플러피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연말에는 연말 분위기가 나는 스웨터로 갈아입혀주고 생일날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때로 고양이 밥그릇에서 몰래 음식을 먹을 때는 혼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플러피와의 산책 시간이 점점 주는 대신 플러피의 낮잠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결국 플러피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플러피가 죽어야 한다면 플러피가 제일 좋아하는 베개에서 잠을 자다가 아무 고통 없이 그대로 하늘나라로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애완동물의 자연사를 바라는 것은 비단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가족처럼 우리의 삶과 깊숙이 관계된 애완동물이 안락사보다는 자연사로 세상을 떠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와 같을 것이다. 그러나 담당 수의사는 애완견의 마지막 삶은 우리의 기대처럼 그다지 평온하지는 않다는 말로 충고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바라는 자연사는 애완동물에게는 오히려 고통의 연속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수의사의 설명이었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은 사람보다 고통에 대한 참을성이 강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것뿐이다. 

허모사비치 소재 앨리스 비아로보스 수의 종양학 박사는 “자연사의 참 의미를 모르면서 애완동물의 자연사를 바라는 주인이 많다”라며 “노쇠한 애완 동물들은 자연 상태로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비아로보스 박사는 또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은 ‘숲’(자연)으로 돌아가 죽을 때를 기다리는 ‘자유’를 상실한다”라며 “포식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자연의 방식을 따르지 못하고 인간에 의해 보호를 받으며 ‘장수’를 누린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비아로보스 박사는 말기 환자를 간호하는 호스피스처럼 애완동물의 말기를 돌보는 ‘포스피스’(Pawspice)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포스피스란 이름이 지어진 것은 애완동물 말기 간호가 호스피스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포스피스 프로그램은 말기 애완동물의 삶을 단순히 연장시켜주는 것보다는 마지막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목표다. 암에 걸린 애완동물의 경우 수분 섭취와 산소 공급, 진통제 치료와 같은 ‘보조 치료’(Supportive Care) 위주의 간호가 실시되고 병세가 악화되면 먹이를 직접 먹여주는 등 애완동물의 ‘웰 다잉’(Well Death) 권리를 지켜주자는 것이 포스피스의 내용이다. 

비아로보스 박사는 마지막 순간에는 애완동물이 편안하게 숨을 거둘 수 있도록 주인이 곁에서 함께하는 ‘유대감 안락사’(Bond-Centered Euthanasia)를 권장한다. 유대감 안락사는 일반적인 안락사 과정과 달리 약물 투입 전 수면제를 먼저 투입해 애완동물을 고통을 최소화하는 ‘안락사’(Sedation Euthanasia) 방식으로 실시된다.

비아로보스 박사는 주인이 말기 애완 동물의 안락사 결정을 돕기 위한 질문법을 개발했다. 총 7개 질문으로 구성된 질문법은 각 질문의 첫 알파벳 글자를 따서 ‘5H2M’ 질문법이라고도 불린다. 각 질문은 0점부터 10점까지의 결과로 답변할 수 있고 총점 결과에 따라 애완동물과 작별을 결정할 수 있다. (도표 참고)

비아로보스 박사는 주인들은 수의사와 각 질문 항목과 관련, 애완동물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상의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주인들이 애완동물의 마지막 삶을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최종 점수 35점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질문법의 목표다. 35점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인이 애완동물의 안락사를 고려해야 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비아로보스 박사는 “애완동물의 자연사는 생각처럼 쉽고 평온하지 않다”라며 “평온한 마지막을 원한다면 자연에서처럼 사람과의 분리를 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플러피의 마지막을 앞두고 알게 된 것이 애완동물 안락사 결정을 돕는 비아로보스 박사의 질문법이었다. 플러피는 아침에 일어나서 비틀거릴 때가 많았고 밤에는 마치 사람이 훌쩍 거리듯 낑낑대는 날도 잦아졌다. ‘베티드닷컴’(Vetted.com)과 ‘인스타벳닷컴’(Instavet.com)과 같은 온라인 애완동물 서비스를 통한 자문에서도 플러피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너무 노쇠한 플러피의 신장과 간 기능 이상으로 합병증이 심해져 이미 정밀 검사 시기도 놓쳤다는 진단이었다. 집을 방문한 한 수의사는 수분 공급을 위해 ‘피하 수액’(Subcutaneous Fluids)를 처방하며 얼마 남지 않은 플러피의 마지막까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는 충고까지 전했다.  

비아로보스 박사의 질문법을 다시 확인한 결과 수의사의 충고가 틀림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충고대로 플러피와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플러피의 평온한 마지막 길을 위해 질문법의 충고를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플러피가 가장 좋아하던 베개에서 편안하게 잠들도록 해줄 수 있는 옳은 결정이었음에는 틀림없었다. 

애완동물에게 자연사는 끔찍… 마지막 작별 어떻게
애완동물에게 자연사는 끔찍… 마지막 작별 어떻게

안락사 결정이 죽음을 앞둔 애완 동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AP>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니 인터뷰] HKC  ARCHERY 양궁 최재민 코치: HKC ARCHERY 코치에게 듣는 ‘양궁’과 ‘성장’의 의미
[미니 인터뷰] HKC  ARCHERY 양궁 최재민 코치: HKC ARCHERY 코치에게 듣는 ‘양궁’과 ‘성장’의 의미

최근 미주 한인 사회에서 양궁이 자녀들의 집중력 향상과 내면 성장을 위한 스포츠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이은 상위 디비전 진출로 화제를 모은 최하윤 선수의 훈련을 이끌고 있는

애틀랜타 16세 소녀 최하윤,  미국 양궁의 미래
애틀랜타 16세 소녀 최하윤, 미국 양궁의 미래

“‘7년 이상 거주’영주권 취득 기회 허용”
“‘7년 이상 거주’영주권 취득 기회 허용”

연방상원, 이민법 개정안 발의1986년 멈춰선 입국 기준일 폐지‘신청일 기준 7년 체류’신청 자격 부여DACA·H-1B 등 800만명 수혜 전망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한인 불체자수 다시 증가세… 14만명 재돌파
한인 불체자수 다시 증가세… 14만명 재돌파

MPI, 2024년 14만2000명 전년비 22% 급증2013년 이후 감소세 보이다 추세반전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던 미국 내 한인 불법체류 이민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불법이민자 트럭운전 안돼” 트럼프“, 퇴역군인으로 대체”
“불법이민자 트럭운전 안돼” 트럼프“, 퇴역군인으로 대체”

핵심지지층 백인남성 지원계획 발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퇴역군인이 쉽게 트럭 운전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유의 수송

차량 할부금이 벅차다면...대처법
차량 할부금이 벅차다면...대처법

금년 1분기 신차 할부금 평균 770달러 만약 매달 나가는 자동차 할부금이 월급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당신만 그런 겪는 고통이 아니다.렌딩트리(LendingTre

귀넷 스쿨버스 도로운행 재개
귀넷 스쿨버스 도로운행 재개

학기초 학생들 여유 갖고 대기해야운전자는 스쿨존 운전 시 유의해야 귀넷 카운티 공립학교(GCPS) 버스 기사들은 새 학년 시작을 앞두고 지난 수요일부터 노선을 연습하기 위해 카운티

법원, "두 한인회 회관 공동으로 사용하라"
법원, "두 한인회 회관 공동으로 사용하라"

회관사용 조정안 8월 5일까지 제출최소 금년 말까지는 공동사용 허가  현재 이홍기측 한인회가 무단 점유하고 있는 애틀랜타 한인회관 사용권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귀넷카운티 고

개학철, 아이들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 지도 어떻게
개학철, 아이들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 지도 어떻게

미디어 사용 양보다 질 중시해야 학생들이 새 학기를 맞아 등교를 시작하면서, 가정들은 여유로웠던 여름방학의 일상에서 다시 체계적인 하루 일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

릴번 지진 소동, 알고보니 채석장 발파였다
릴번 지진 소동, 알고보니 채석장 발파였다

채석장 발파를 지진으로 오인 지난 7월 29일 수요일 정오 직후 메트로 애틀랜타 일대를 흔들었던 규모 2.3의 미세한 지진은 자연 발생이 아닌 인공적인 채석장 발파 때문이었던 것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