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펼쳤는데/ 개미가 뽈뽈거린다/ 헐, 개미가 학교까지 따라오다니/ 지금쯤 난리 났겠다/ 개미 엄마랑 아빠/ 형이랑 누나가/ 막내 찾는다고 난리 났겠다/ 어쩌면 좋지?/ 개미는 파출소가 없으니/ 데려다줄 수도 없고."
재미동포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한혜영 씨가 24일 국내에서 출간한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에 나오는 같은 제목의 시 전문이다.시인은 "길을 잃은 개미를 위한 파출소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밝혔다.
그는 시를 통해 우리와 함께하는 다른 생명체들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개구리 말이', '붉은, 두루미 모자', '춤추는 원숭이', '숲속 노래방', '떠돌이 개', '오리 가족', '겨울 멧새들', '상상하는 고양이', '거위 배 속', '숫자 세는 물고기'…, 시집에 들어있는 시 제목에는 그동안 우리와 함께하면서도 몰랐던 동물, 식물, 곤충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행동을 통해 우리와 다르면서도 닮은 모습들을 짤막한 언어들로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그가 자연에서 고른 시어들은 작가의 성장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전학 오기 전까지 충남 서산에서 나고 자랐다"며 "이번 동시집은 어릴 적 기억을 더듬은 것"이라고 밝혔다.
'아동문학연구'에 동시조로 등단한 그는 계몽사 아동문학상에 장편동화가 당선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동시집 '닭장 옆 탱자나무', '큰소리 뻥뻥', 장편동화 '뿔 난 쥐', '로봇이 왔다', '영웅 소방관' 등이 있다. 푸른사상, 113쪽, 1만1천500원.
재미작가 한혜영의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