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직 취업비자 접수제도 대폭 변경
백악관 개정안 승인 빠르면 4월 실시
불칙요한 신청서 제출·시간낭비 막아
연간쿼타를 훨씬 넘는 수십만 건의 신청서 폭주로 매년 몸살을 앓고 있는 전문직 취업비자(H-1B) 사전접수 제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H-1B 신청서(I-129) 사전접수에 앞서 고용주들의 온라인 사전등록을 의무화하는 ‘고용주 사전등록제’(Employer p-Registaration) 도입안을 백악관이 승인해 빠르면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2020회계연도 H-1B 사전접수에서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지난해 국토안보부가 제출했던 ‘H-1B 고용주 사전등록제 도입 최종 규칙개정안’을 승인했다.
OMB가 승인한 규칙 개정안은 현행 모든 신청자의 H-1B 신청서를 접수해 추첨을 실시하는 현행 방식을 바꿔 ▲고용주 온라인 사전접수 및 추첨과 ▲당첨자 대상 정식신청서(I-129) 접수 및 심사 등 2단계 방식을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2단계 방식이 도입되면 H-1B 직원을 채용하려는 모든 고용주들은 우선, 4월 사전접수에 앞서 이민당국이 지정한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사전등록절차를 마쳐야 정식 비자신청서(I-129)를 제출할 수 있다. 또, 추첨방식도 고용주 대상으로 바뀌게 돼 4월부터 시작되는 사전접수에는 온라인 추첨에 당첨된 고용주만 신청서를 접수할 수 있게 된다.
지난 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공개한 규칙개정 초안에 따르면, 고용주 사전접수제가 도입될 경우, USCIS는 ‘고용주 온라인 사전등록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며, 고용주들은 온라인에서 이 시스템을 통해 사업인가번호(EIN) 등 간단한 고용주 정보와 비자를 취득하게 될 피고용인의 인적정보 등을 입력해야 한다.
1차로 고용주 사전등록이 끝나면, 이민당국은 온라인에 접수된 고용주 정보를 토대로 온라인에서 추첨을 실시하며, 여기에서 당첨된 고용주들에게만 H-1B 신청서 접수 안내서가 발급되며 안내서를 받은 고용주들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2단계 사전접수 방식이 도입되면 고용주들의 불필요한 H-1B 신청서 준비와 접수, 그리고 추첨과 관련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개정안은 학사 학위자와 미 석사 학위자에 대한 추첨순서를 바꾸도록 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개정안에서 미 석사 학위자와 학사 학위자를 합쳐 우선 6만 5,000개를 추첨하고, 당첨되지 않은 석사 학위자만 모아 2만개를 추첨하도록 순서를 변경했다. 이렇게 되면 석사 학위자가 더 유리해져 5,300여명의 석사 학위자가 비자를 더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백악관이 승인한 고용주 사전등록제 도입안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20회계연도 H-1B 사전접수에서부터 적용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백악관 승인절차는 마쳤지만 국토안보부는 이 개정안을 다시 연방관보 게재해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야한다. 여기에는 약 60일이 소요된다. 또, 고용주 사전등록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게 되어 있어 여기에도 적지 않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