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오 전법무부 차관보
공화당 의혹 제기...의회조사
ABC “영향력 거의 없었다”
연방 법무부에서 잘 나가던 한인 2세 고위 공직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강경파의 공격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연방 의회의 조사까지 받는 상황에 처해 주목되고 있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하버드대 물리학과를 나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수재로 이후 연방 검찰에 투신해 승승장구하며 법무부 차관보까지 올랐던 브루스 오(56, 한국명 오진석)씨가 이날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오 전 국장은 연방 법무부에서 조직범죄 전담반 수장으로 러시아와 동유럽 조직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업무를 총괄했는데,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논란이 됐던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의 작성자인 영국 정보기관 MI6 출신 전직 정보원 크리스토퍼 스틸과의 접촉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화당 측이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오 전 차관보는 데빈 누네스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이 작성한 이른바 ‘누네스 메모’에 언급되면서 공화당 의원들이 그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과 20일 잇따라 트위터를 통해 브루스 오 전 차관보를 러시아 스캔들 관련 “거짓 조사의 중심에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브루스 오 전 차관보와 그의 부인으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와 연관이 있는 연구기관 ‘퓨전 GPS‘에서 근무한 넬리 오씨 부부가 클린턴 캠프와 공모해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대선 후보를 공격할 목적으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조작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ABC 뉴스는 관련 문건들을 검토한 결과 브루스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유착 관련 조사에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28일 브루스 오 전 차관보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5년간 연방 법무부에서 조용히 일해 온 거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공직자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백악관과 공화당이 법무부와 FBI를 겨냥해 퍼붓고 있는 집중포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황이라며, 오 전 차관보가 평소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한 공직자였다는 법무부 관리들의 평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연방 의회의 조사 대상에 오른 브루스 오(오른쪽) 전 연방 법무부 차관보가 28일 연방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