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전도 선교사 추방
교회, 축구중계로 주민 모아
온 세계 축구팬이 열광하는 러시아 월드컵 경기의 뜨거운 열기 뒤에서 러시아 당국과 교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러시아는 월드컵을 앞두고 이미 지난 2016년 새로운 법령을 제정해 기독교 신자들이 정부가 공인한 교회 건물 밖에서 복음을 전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에 따라 월드컵이 진행되는 내내 전도를 봉쇄하는 갖가지 조치가 취해지도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선교사는 물론 선교단체 종사자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또 기독교 복음을 전도하는 외국인은 추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개신교 교회와 선교단체들은 나름대로 전도 전략을 짜고 ‘전도 월드컵’을 진행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나갈 수 없다면 불러 들인다’는 전술이다. 교회 밖에서 전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월드컵 팬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모스크바를 비롯해 세인트페테르부르크 등 축구경기가 열리는 주요 도시에는 현재 약 400개 정도의 개신교 교회가 이런저런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교회는 월드컵 기간 동안 TV와 프로젝터 등 대형스크린으로 축구 경기를 보여주며 사람들을 교회로 모으고 있다. 주민들에게 팝콘, 해바라기씨 등 간식을 제공하고 교제의 폭을 넓히면서 복음을 소개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도 방식은 미국에 본부를 둔 ‘유라시아 선교’(Mission Eurasia)를 통해 체계적으로 준비돼 진행되고 있다. 수 백 명의 교인들이 러시아어로 쓰인 신약 성경과 특별히 제작된 제자훈련 교제 등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또 성경공부와 청소년 캠프 등으로 지역 주민을 초청하며 관계를 증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