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중남미 아동들
보호소 조사 과정서
흐느끼며 가족 찾아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불법 이주했다가 붙잡혀 부모와 강제로 격리된 채 임시보호소로 옮겨진 중남미 이민 아동들의 울부짖음이 공개됐다.
임시보호소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한 아이들은 조사관들 앞에서 계속 흐느끼면서 "엄마, 아빠"를 부르고 있다.
보호소를 최근 방문한 한 인사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파일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 부모-자녀 분리정책에 대한 미국내 비판 여론을 더욱 들끓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 AP통신 등은 18일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로부터 제공받은 오디오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은 인권 변호사인 제니퍼 하버리가 최근 보호소를 방문했던 한 인사로부터 넘겨받아 프로퍼블리카에 준 것이다.
2분여 분량의 녹음파일 속에서는 10세 미만으로 추정되는 중남미 아동들이 스페인어로 연신 부모와 가족을 찾으며 흐느끼고 있다. 한 아이는 계속 훌쩍이면서 "아빠(Daddy), 아빠(Daddy)"라는 말만 반복했다. 또 다른 여자아이는 "이모랑 같이 가고 싶다", "이모가 여기 와서 나를 데려갔으면 좋겠다", "이모에게 전화해서 나를 데리러 오라고 할 거냐"고 조사관들에게 자꾸 물으며 불안감을 보였다.
당국자들이 "울지마라", "이모에게 갈 수 있을 거다", "전화번호가 있다면 이모에게 전화할 수도 있다"고 달래보지만, 아이들은 막무가내였다. "어디서 왔느냐"는 당국자들의 질문에 아이들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으로 답했다. 멕시코를 가로질러 미국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 정부가 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밀입국자를 기소하고 미성년 아동을 부모와 격리하는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2천여 명의 아동이 보호시설로 들어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