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크리스천 역할 강조”
반대 “판단과 비판 자제”
목회자가 예배 설교에 정치적 내용을 담아도 되는가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성경 말씀을 전하기도 부족한 판에 정치 이야기로 예배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견해와 세상 속에 사는 교인들의 관심사와 현실을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이런 이슈는 교회와 예배 그리고 신앙의 순수성 및 중립성과 직결된 것이어서 논전은 더욱 첨예하다.
크리스찬투데이는 최근 이민교회 목회자들 약 1,000여명에게 온라인을 통해 ‘설교와 정치적 언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113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설교 중 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정치적 언급을 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79.6%가 ‘그렇다’고 답변했고, 20.4%만이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찬성 이유’로는 ‘세상에서 크리스천의 역할 강조’가 35.2%으로 가장 많았고 ‘성경에서 말하는 기준’이라는 대답이 29.7%, ‘신앙과 세상을 분리할 수 없다’가 17.6%, ‘예언자적 목소리’ 9.9% 순서로 나타났다. 또 ‘개인 뿐 아니라 사회구원에도 힘써야하기 때문’이 5.5%, ‘위의 대답 모두 포함’이 2.2%로 뒤를 이었다.
‘반대 이유’는 ‘판단과 비판 자제’가 56.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세상 권위에 대한 존중’이 16.6%, ‘목회자의 중립’과 ‘정치와 종교 분리’가 8.0%를 차지했다. 기타 의견으로 ‘무조건적 사랑과 포용’ ‘세상에 관심이 없어서’ ‘선교 강조 위한 시간 할애’ 등이 각각 4%로 조사됐다.
‘그렇다’라고 답한 목회자들에게 ‘정치적 언급과 관련해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가 57.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아주 가끔’이 20.0%, ‘일주에 한번’ 13.3%, ‘한 달에 한두 번’ 8.9% 순서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설교 중 언급의 정도’를 묻는 물음에는 ‘신앙적 제안(기도와 회개 등)’이 60.0%, ‘말씀과 대비해 설교’ 31.1%, ‘정치 참여 독려’ 7.8%로 나타났으며 기타 의견으로 ‘본문에 대한 설교 중 예제나 예화 또는 적용의 관점에서 말함’ 등이 있었다.
한편 라팔마시 부시장을 지냈던 스티브 황보 장로는 이와 같은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설교 시간이 어떤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자신의 입장을 어필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설교에서 정치의 잘못을 지적하고 성경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것은 건강한 교회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성경은 모든 것의 가르침이 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27일부터 5월18일까지 22일 동안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5% 정도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