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등 50명도 거부
국경청 "수용공간 없다"
미국 망명을 신청하려는 중미 이민자 200여 명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이틀째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다고 AP·로이터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연방 관세·국경 보호청은 전날부터 샌디에이고 국경 보호시설이 만원이라면서 중미 캐러밴(이민자 행렬)의 입국을 막고 있다.
멕시코 이민 당국은 전날 캐러밴 중 가장 취약한 어린이, 여성, 성전환자 등 50명의 중미 이민자를 도보로 건널 수 있는 다리를 통해 티후아나 국경검문소에서 샌디에이고 쪽으로 보냈지만 미 당국은 이들에게 기다리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민 당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이들은 전날 밤 멕시코 국경 통로 입구 건너편 길가에서 노숙했다. 이들은 모국의 폭력과 가난 등을 피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출신들이다.
관세·국경보호청은 공간에 여유가 생기는 대로 관련 절차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미 이민자들의 캐러밴을 지원하는 '국경 없는 사람들'(푸에블로 신 프론테라스)의 이리네오 무히카 대표는 "미국의 입국 거절은 망명을 원하는 중미 이민자들을 피하기 위한 웃음거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멕시코 티후아나-미국 샌디에이고 국경검문소에서 노숙하는 중미 이민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