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시민권자 가족이민 초청으로 영주권
‘연쇄 이민’축소 주장했던 트럼프에 힘 실어준꼴
11일 발생한 맨하탄 자살 폭탄테러 용의자가 가족이민 초청으로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족이민 프로그램 폐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출신의 용의자 아카예드 울라는 2011년 시민권자의 가족 이민 초청인 F43비자를 받고 미국에 들어왔다.
F43은 시민권자로부터 초청을 받은 21세 형제, 자매인 F41 소지자의 자녀에게 부여되는 비자다. 타일러 홀튼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울라는 ‘확장된’ 가족 연쇄 이민(Chain immigration)의 수혜자”라고 말했다. 다만 울라의 부모 중 누가 F41 비자를 갖고 있는지, 그의 친척 중 누가 미국 시민권자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가족 초청을 통한 ‘연쇄 이민’ 폐지를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꼴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테러 발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너무 많은 위험인물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느슨한 미국의 이민법을 최우선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연쇄 이민은) 국가 안보와 양립할 수 없다”고 프로그램 폐지 및 변경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미 중점 추진하고 있는 레이즈액트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레이즈액트는 ‘메릿베이스 시스템’을 도입, 기술과 학력 등에 점수를 부여해 이민을 허용하자는 내용과 함께 사실상 가족이민을 폐지해 연쇄이민을 막는다는 내용 등 현재의 미국 합법이민 제도를 전면 수정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성사되면 미국의 신규이민은 10년 내에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에도 내각회의에서 연쇄 이민 종결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서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