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현장 심층취재 기사 보도
불체자 체포율 80% ↑ 전국최고
챔블리∙노크로스 무차별 단속도
귀넷, 교통사범 대거 ICE에 넘겨
#1>동이 채 트기도 전인 새벽 5시, 챔블리 하이츠 아파트 단지에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차량 한 대가 조용히 멈춰 서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 이 차량을 본 한 주민은 급히 전화로 이웃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히스패닉이 대다수인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ICE가 출동한 사실을 아는 데는 불과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주민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는 아예 일터로 나가지도 않았고 아이들을 태우러 온 스쿨버스도 태울 아이들이 없어 그냥 지나 갔다.
#2>역시 새벽 동이 틀 무렵 노크로스의 한 주택 앞에서 ICE 요원들이 차에서 누군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요원들이 노리고 있는 인물은 올 해 48세의 한 멕시코계 불법 이민자 남성이다. 요원은 취재진에게 “체포 대상 남성은 가정 폭력과 강간 등으로 추방됐다가 밀입국한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 새벽 6시 9분 이 남성은 스쿨버스에 타기 위해 나온 자신의 어린 딸을 데려다 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가 요원들에게 붙잡혔다.
뉴욕타임즈가 전국에서 가장 불법이민자 단속이 심한 지역으로 메트로 애틀랜타를 꼽으면서 심층현장 취재한 기사를 지난 25일 특집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실제 ICE 요원과 동행하기도 하고 체포된 주민들과도 인터뷰를 시도한 이번 취재에서 메트로 애틀랜타를 불법이민자들에게 가장 2중적인 도시로 묘사했다. 건축 붐과 함께 각종 신규 서비스 업종이 늘면서 이들 일자리 중 상당부분을 불법 이민자들에게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한 올 해 불법 이민자 체포나 추방건수는 지난 해 비해 40% 정도 늘었지만ICE 애틀랜타 지부는 올 해 상반기 현재 불법이민자 체포는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80%나 늘었다. ICE 애틀랜타 지부는 조지아와 노스 및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관할지역으로 하고 있다.
신문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올 해 1월부터 6월까지 ICE 애틀랜타 지부는 모두 7,753명의 불법이민자를 체포했다. 이는 규모 면에서는 달라스 지부에 이어 두번째인 동시에 증가율 면에서는 전국 최고다.
ICE 애틀랜타 지부 요원들은 무작위 체포 보다는 미리 대상을 정해 놓고 체포 작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고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털어 놨다. 그러나 요원 중 한 명은 “단속은 푸드 코트는 물론 피에스타 플라자 등 의류 몰이나 애틀랜타 북부에 있는 고급 샤핑 몰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며 무차별 단속을 인정했다.
이처럼 무차별 단속이 이뤄지면서 애틀랜타는 불법 이민자 체포를 위한 ICE와 지역 경찰의 협조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위 287(g) 프로그램을 통해 신호위반과 같은 단순 교통사범들도 대거 구치소에 수감되고 수감 뒤 신분 조회를 통해 불체자로 밝혀지면 즉각 ICE에 신병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조지아에서는 귀넷과 캅 , 홀 등 모두 4개 카운티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귀넷에서는 올 여름 동안 구치소 수감된 2,726명 중 184명이 287(g) 프로그램을 통해 불체자로 밝혀졌고 이들은 모두 ICE에 넘겨졌다. 이들 중 3분의 2는 차선위반이나 과속, 무면허 등 단순교통위반자들이었다.
이민자 권익옹호단체들은 경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287(g)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 지역의 경찰들이 주로 히스패닉 운전자들을 겨냥해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뉴욕타임즈의 이 기사는 2천여개 가까운 넘는 댓글들이 달리며 전국적으로 불법 이민자 체포와 단속에 대해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우빈 기자
챔블리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 대부분이 ICE의 단속에 불안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