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경미한 형사기록 추방 위험
출입국 불안 영주권자들 귀화신청 붐
시민권 취득이 불안한 이민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단속과 강화된 입국심사로 인해 영주권자들 조차 해외여행 나서는 것을 불안해 할 정도이다. 이와 관련, 영주권을 취득한 지 십 수년이 되도록 시민권 신청을 미루던 한인 영주권자들도 시민권 신청을 서두르고 있다.
김모씨는 그동안 영주권 취득 후 7년 가까이 미국 시민권 취득을 미뤄왔지만 반이민 단속이 강화되자 최근 미루던 시민권을 신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김씨는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데 영주권자들까지도 출신 국가와 종교를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어 혹시나 출입국 과정에서 억류 및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져 미뤘던 시민권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영주권자들 사이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시민권 신청 바람은 미 전국 대부분의 이민자 커뮤니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시민권 신청을 서두르는 이민자들이 전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연방 이민 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시민권 신청자 수는 28만 9,988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만 7,734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한인들 중에 특히 음주운전 및 절도, 폭행 등 경미한 형사기록을 갖고 있는 한인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신청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권을 따려는 이민자 주민들이 늘면서 소위 ‘이민자 보호도시’들은 아예 시 정부들이 나서 주민들의 시민권 취득을 독려하고 있다.
LA를 비롯한 21개 대도시들은 지난 4일부터 이민자 주민들의 시민권 신청을 독려하는 ‘당장 귀화해’ 캠페인(Naturalize Now)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번 캠페인은 LA시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애틀란타, 시애틀, 보스턴, 클리블랜드, 피츠버그 등 총 21개 도시들이 반 이민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이민자 주민들의 시민권 취득을 활성화해 이민자 주민들이 추방 위협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된 삶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다. 캠페인에 참여한 LA 등 21개 시 정부들은 올 한해 이민자 주민 100만명을 목표로 시민권 취득 캠페인을 활발히 전개하기로 했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