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릭고교 정리나 양...올가을 입학 예정
"한인사회에도 차세대 위한 콩쿠르 있으면"
귀넷카운티에 사는 한인 여학생이 한인으로서는 드물게도 하버드 음대 '뉴잉글랜드 음악원' 성악과에 합격해 화제다. 주인공은 해밀턴밀의 밀크릭 고교 졸업반인 정리나(17)양으로, 작년 11월 본인의 노래를 녹음한 CD와 입학지원서를 하버드 음대에 제출한 후 올해 2월말 오디션을 치렀고, 4월 초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정양은 오는 9월 하버드 음대에 입학한다. 하버드 음대는 줄리어드 음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명문 음대다. 정양은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8살 때 가족과 함께 애틀랜타로 이주해왔다.
정양은 어릴 적부터 음악애호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씨를 동경했고,조씨가 부른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 ‘동심초’ 등을 들으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소프라노 중에서도 고음과 기교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소프라노를 일컫는다.
정양은 조지아주 음악교육협회(GMEA)에서 매년 선발하는 올스테이트 코러스에 6년 연속 선발되고, 미국 최대 규모의 성악대회인 ‘슈미트 보컬 컴피티션’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일찍이 성악에 대한 재능을 보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정양은 "노래하는 게 좋았고 한때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조수미 선생님 같은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 꿈꿔왔던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며 "제가 힘들 때마다 조수미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용기를 냈던 것 처럼 음악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양은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한국인 및 미국인 성악교사들로부터 다양하고 전문적인 레슨을 받았다. 그 같은 레슨을 통해 미국 성악계가 원하는 성악 형식에 한국의 정서를 녹여 노래를 부를 수 있었고, 그 독특함을 인정받아 합격이 된 것 같다고 그녀는 말했다. 성악 전공 후배에 대해선 '다다익선' 즉 각종 대회 입상과 공연경력이 대학 진학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양의 아버지는 "중국계 이민사회만 하더라도 여러 개의 콩쿠르를 마련해 음악을 전공하는 중국계 차세대들이 기량을 쌓고, 대학 진학에 필요한 가산점을 얻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한인사회에도 한인 젊은이들이 주류사회 예체능 분야에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콩쿠르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락 기자
정리나양이 슈미트 보컬 컨테스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