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중년 남성 중 최근 3~6개월간 발기부전 증상이 생겼다면 심혈관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이주용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발기부전은 심혈관계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원인치료 없이 발기부전제에 의존하다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과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뿐 아니라 성기능장애를 발생시키는 위험 인자다. 당뇨병은 동맥경화, 미세혈관질환 등을 일으켜 성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음경혈관 손상ㆍ경화, 음경 혈류차단, 음경 섬유화 등을 유발해 발기부전을 일으킨다.
김수웅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비만한 사람, 특히 복부비만이라면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립선비대증과 관련돼 가장 흔히 발생하는 성기능장애는 발기부전”이라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사정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흡연도 남성의 성기능장애도 일으켰다. 발기하려면 평상 시 8배 이상 혈류가 필요한데, 담배 주 성분인 니코틴이 혈류 흐름을 방해해 제대로 발기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어려서부터 음란물에 노출돼 과다하게 자위행위를 했다면 40대 이후 성기능장애가 될 확률이 높다. 김 교수는 “중년 남성 중 부부생활을 멀리하고 자위로 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과도하게 자위행위를 하면 발기부전은 물론 사정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기능장애는 물론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남성호르몬 수치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정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 남성들은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양식을 먹고,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제에 의존한다”며 “중년 남성의 성기능장애는 성인병이 원인이기 때문에 성인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성인병에 노출돼 발기부전 증상이 발생하면 성관계를 회피하는 ‘성욕감퇴장애’에 걸릴 수 있다”며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부부생활을 회피하면 상태가 악화되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를 해야 중년 이후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40대 이상 중년남성 중 3~6개월간 발기부전 증상이 있으면 단순 성기능장애가 아닌 심혈관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