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에 염증있으면 3분의1 시술 실패
치태·치석 없도록 '칫솔·치실 꼼꼼히'
흡연자 실패율 2배 높아… 금연 필수
우리나라 성인의 과반, 40세 이상 연령층의 90%가량은 잇몸이나 잇몸뼈 주변에 염증이 있다. 잇몸병이나 충치 등이 심해 치아를 뽑았다면 틀니를 맞춰 끼우거나 잇몸뼈에 임플란트(인공치아)를 심는 등 보철물 치료를 하게 된다. 빠진 치아의 위치와 개수, 잇몸뼈의 상태, 비용 등을 고려해 부분 틀니, 완전 틀니, 고정성 틀니(브리지), 임플란트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65세 이상이면 틀니와 임플란트(평생 2개) 치료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5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틀니 후 만족스러운 식사에 6~8주 이상 걸려
틀니는 빠진 치아가 많거나 치아가 남지 않은 경우, 고령이고 잇몸뼈가 많이 상해 임플란트를 하기 어려운 경우 하게 된다. 남은 치아가 없다면 완전 틀니를 하는데 음식을 씹는 능력이 자연 치아의 20% 정도에 그친다. 임플란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치과에서 잇몸 모양의 본을 뜨고 1~2주일쯤 지나면 착용할 수 있다.
치아가 몇 개 안 남았거나 연달아 3개 이상 빠졌다면 대개 부분 틀니를 한다. 남은 치아가 지지대 역할을 해줘 완전 틀니보다는 고정이 잘 되지만 남은 치아에 부담을 줘 이게 빠지면 틀니를 다시 맞춰야 한다.
임영준 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틀니로 만족스럽게 식사하는 것을 배우는 데 최소 6~8주가 걸린다”며 “처음에는 연한 음식을 잘게 썰어 먹어 의치가 기울어지는 경향을 감소시켜줘야 하고 침이 너무 많이 나와 고생하는 경우가 있으나 곧 정상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치아가 2~3개 미만으로 적게 빠졌다면 앞니의 경우 대개 자연스러워 보이는 브리지를 한다. 주변 치아와 연결돼 환자가 빼거나 끼울 수 없다.
◇임플란트 심어도 60% 넘게 염증 발생
씹는 힘이 강해야 하는 어금니·앞니라도 주변 치아가 약해 보철물을 연결하기 어렵다면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뼈에 나사 형태의 인공 치아뿌리(치근)를 심고 그 위에 흰 인공치아(크라운)를 씌우기 때문에 씹는 능력이 좋은 편이다. 잇몸뼈가 부실한 노인 등의 경우 자신의 뼈나 인공 뼈를 이식해 뼈의 양을 늘린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 때문에 3~6개월가량 걸린다.
인접 치아의 잇몸이나 잇몸뼈에 염증이 있으면 임플란트 실패율이 높아진다. 잇몸뼈 주변까지 염증(치주염)이 있으면 임플란트 시술을 해도 3분의1은 실패한다. 임플란트가 잇몸뼈와 잘 붙거나 잇몸뼈가 생기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염증 치료가 먼저다.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와 달리 잇몸뼈를 보호하는 치주인대 같은 조직도, 신경도 없다. 이 때문에 임플란트 주변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이 번식해 잇몸 염증(임플란트 주위염)이 생기기 쉽고 염증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시술한 후 60%가 넘는 대상에서 염증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잇몸이나 잇몸뼈에 염증이 있던 사람일수록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이 더 쉽게 생기고 진행속도도 빠르다. 심하면 잇몸뼈까지 녹아내려 임플란트를 지지해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치태·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칫솔과 치실을 꼼꼼하게 사용해야 한다.
◇6개월~1년마다 정기검진을
마른 오징어·문어나 얼음·오도독뼈 등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뼈의 밀도·강도가 높아 임플란트를 잘 잡아준다고 해도 이런 음식을 많이 씹다 보면 나사나 부품이 풀리거나 휘고 부러지는 등 손상돼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새로 수술을 해야 한다. 이를 악물거나 잠자는 동안 이를 가는 습관이 있어도 임플란트나 주변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임플란트가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움직이면 바로 치과 진료를 받고 이갈이용 특수 장치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
흡연도 임플란트 실패율을 2배 증가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임플란트 부위의 산소·영양소 공급량이 줄어 임플란트가 잇몸뼈와 잘 붙거나 잇몸뼈가 생기는 것을 방해해서다.
<임웅재 기자>
김성훈 서울대치과병원 임플란트진료센터장이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