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원 통한 추방정책
트럼프 행정부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이 거리와 직장에서의 급습 중심에서 이민법원을 통한 추방 절차 강화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리에서의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활동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전국 이민법원에서는 추방 명령과 망명 심사를 둘러싼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실상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어드보케이츠 포 휴먼 라이츠’는 2019년부터 ‘이민법원 관찰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심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아침 법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대기하며 당일 심리 일정과 출석자 정보를 기록하고 법정 안에서 진행 상황을 관찰한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에이미 랭은 최근 법원 분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폐쇄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법정 문이 항상 열려 있었지만 이제는 참관인이 들어가기 전에 심리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판사들은 감시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목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민법원은 일반 법원과 달리 행정부 산하 기관에 속해 있으며 판사들도 연방정부 공무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전체 이민판사의 약 15%에 해당하는 100명 이상을 해임했다. 행정부는 일부 판사들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망명 승인에 지나치게 관대했다고 주장해 왔다.
인권단체들은 이민판사들이 사실상 중립적 심판자가 아닌 행정부 정책 집행자로 몰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랭은 “판사들 역시 엄청난 압박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국민은 법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방 의회에서는 이민법원을 행정부로부터 독립시키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
변호사들과 이민 옹호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간 100만 명 추방이라는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민법원에 과도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전국적으로 300만 건이 넘는 이민 사건 적체를 해소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 번에 100명 이상을 같은 시간대에 소환하는 이른바 ‘메가 매스터 심리’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의 바네사 도하케스-토레스 변호사는 “우편 통지를 받지 못해 심리에 출석하지 못하는 경우 판사가 자동으로 추방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짧은 일정 속에 변호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재판은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절차”라며 “안전하지 않은 국가로 추방될지, 가족과 함께 미국에 남을 수 있을지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