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100만명…멕시코 620만명·중국 인도 각 22만여명
절반 이상이 미국서 10년 넘게 머물러, 전과자 총 7.5%
불법체류 이민자들은 실제로 어떤 사람들인가. 이민자나 이민옹호단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대다수는 가족이자 이웃이며 자녀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일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에서는 미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자이자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인들의 관대함을 악용하는, 반드시 추방되어야 할 무법자들일 수 있다.
뉴욕타임스가 6일 미 전국에 거주하고 있는 1,100만 불법체류 이민자들의 실상을 소개했다.
대부분의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국경을 몰래 넘은 멕시코 국적자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멕시코 국적자가 620만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출신도 적지 않다.
한인 불체자는 19만8,000명에 달하고, 중국과 인도인은 이보다 훨씬 많아 각각 26만 8,000명과 26만 7,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중국은 이민당국의 추방에 협조하지 않는 23개국 중 하나로 꼽혀 있다.
대다수의 불체자들은 비록 체류신분은 없지만, 가족을 위해 성실히 일하며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다. 불체자 인구의 60% 이상이 미국 체류 10년이 넘어 이미 미국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다. 또 400만명은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를 두고 있으며 3명 중 1명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불체자를 범죄자로 인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과 달리, 불체자들 중 실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제 중범 전과자는 전체의 2.7%인 30만명 정도이며, 경범 전과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해도 82만명(7.5%)을 넘지 않는다.
불체자 대다수가 남서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이민자라는 인식도 편견에 가깝다.
신문에 따르면, 2015년 한해 방문비자로 입국했다 출국하지 않는 외국인 41만6,500명의 비자기한이 지난해 만료됐다. 소위 ‘오버스테이’ 불체자가 된 셈이다. 여기에는 학생비자나 취업비자로 입국한 ‘오버스테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국경밀입국자에 비해 오버스테이 불체자가 매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