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을 1주일 앞두고 지난 수 십 년간 지속해온 ‘쿠바난민 우대정책’(wet foot, dry foot policy)폐지를 선언했다. 쿠바를 탈출한 난민이 미국 땅에 ‘터치다운’만 해도 영주권을 제공하던 소위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을 전격 폐지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쿠바 난민들에게 영주권을 제공하던 ‘쿠바난민 우대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쿠바 국민은 앞으로 미국 법에 따라 추방(removal)된다”며 “이번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쿠바 정부는 ‘젖은 발, 마른 발 정책’ 폐지 문제를 수개월 동안 논의했다. 하지만 폐지 소식이 알려질 경우 미 입국을 시도하는 쿠바인의 수가 급증할 것을 우려, 철통보안 속에서 논의했으며, 이날 전격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해상에서 적발돼 추방조치를 받은 쿠바인에 대해 쿠바 정부도 추방 자국민을 수용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쿠바 정부는 그간 오바마 정부에게 이 정책을 폐기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로써 쿠바 여행 규제 완화와 양국 관계 복원,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등으로 이어지던 양국 국교 정상화 작업에 마침표가 찍혔다는 평가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해상에서 발견된 쿠바인은 쿠바나 제3국으로 송환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했으나 바다를 통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쿠바인들의 수는 줄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발효돼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취임 후 이 행정명령을 폐기할 수도 있다. 차기 행정부에서 이번 무효화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름에 잠긴 쿠바 난민들 =오바마 대통령의 전격적인 행정명령으로 쿠바인들의 미국행이 어려워지나 파나마 난민 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쿠바인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13일 파나마 시티의 한 난민수용소에 쿠바인 데니스 고메즈(45)가 딸 달리아 카기다드(4)를 안은 채 대책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오바마 대통령은 12일 쿠바인에 대한‘젖은 발, 마른 발 ’(Wet Foot, Dry Foot) 정책 폐지를 전격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