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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험자 의료비 부담 가중… 싼 곳 찾아 삼만리”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6-08-24 10:31:46

무보험자 의료비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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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험 탈장 수술 환자 사례

전국 의료 기관 이 잡듯 비교

무보험자, 직접‘비교·협상’해야

의료기관 수준 함께 확인해야

 

수술비 견적 2만3,000달러를 발품과 비교를 통해 약 5,000달러 수준으로 줄인 무보험 환자 사례가 소개됐다. 이 환자는 전국은 물론 다른 나라 의료 기관이 제시하는 수술 비용을 꼼꼼히 비교하고 가격을 협상했다. [로이터]
수술비 견적 2만3,000달러를 발품과 비교를 통해 약 5,000달러 수준으로 줄인 무보험 환자 사례가 소개됐다. 이 환자는 전국은 물론 다른 나라 의료 기관이 제시하는 수술 비용을 꼼꼼히 비교하고 가격을 협상했다. [로이터]

 

 

지난해 말 63세의 랑헬은 아랫배에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25년 전 고국 베네수엘라에서 오른쪽 사타구니 탈장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왼쪽에서 같은 통증이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건강보험이 없었다. 영주권자였던 그는 오바마케어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연령대에 따른 보험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보험 가입을 포기했다. 건강보험 가입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결국 보험 없이 지내기로 한 것이다.

 

■ 수술비만 2,900달러

랑헬이 진단받은 것은 ‘서혜부 탈장’(Inguinal Hernia)이었다. 이 증상은 하복부 벽의 약해진 부위로 복부 안의 장기나 조직이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특히 고령층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약해진 근육벽을 복원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하며 외래 수술로 진행할 수 있다. 서혜부 탈장 수술에는 크게 개복 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보조 수술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랑헬은 이 중 개복 수술을 받았다. 개복 수술은 탈장이 재발한 환자에게 의사들이 많이 추천하는 수술이다. 랑헬의 수술은 2시간도 걸리지 않았으며, 수술을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수술센터를 걸어서 나왔다고 한다.

랑헬이 최종적으로 지불한 탈장 수술 비용은 2,900달러다. 메릴랜드주의 한 외래 수술센터에서 받은 정액 요금으로, 집도의 수술비와 마취비가 모두 포함됐다. 랑헬은 메인주 자택에서 수술센터까지 이동하기 위해 항공료와 식비, 자신과 아내의 숙박비 등 약 1,800달러를 추가로 지출했다. 이를 모두 합쳐도 총비용은 약 4,700달러로, 당초 제시받았던 2만 달러가 넘는 수술비보다 훨씬 적었다.

 

■ 전국 곳곳 의료 기관 견적 비교

랑헬은 건강보험이 없었기 때문에 높은 의료비를 감당할 보험 장치가 없었다. 그에게 유일한 선택은 시간을 들여 여러 곳을 비교하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뿐이었다. 처음 찾은 곳은 집에서 가까운 비영리 병원이었다. 그는 메인주 최대 의료 시스템인 메인헬스 소속 외과 전문의와 상담 예약을 했고, 복강경 방식 탈장 수술 비용으로 약 2만3,000달러가 필요하다는 견적을 받았다. 복강경 수술은 일반적으로 더 정교한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은 편이다. 랑헬은 “수술을 받기 위해 내 인생을 저당 잡히고, 앞으로 30년 동안 빚을 갚으며 살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그는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계속 찾아봤다. 랑헬은 훨씬 저렴한 비용을 제시한 오클라호마의 한 수술센터도 검토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최종적으로 제외했다. 또, 딸이 거주하는 칠레에서 수술받는 방안도 알아봤다. 현지 수술비는 약 7,000달러였지만, 항공료와 체류 비용까지 더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의료비 지출을 연구하는 제라드 앤더슨 교수는 건강보험이 없는 환자들이 의료비 격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앤더슨 교수는 “병원 청구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라며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체 청구 금액의 절반 정도는 시설 이용료”라고 말했다. 이 금액은 병원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추가되는 비용이다. 앤더슨 교수는 병원이 소규모 수술시설보다 훨씬 높은 비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지적했다.

병원 의료비는 보험사와의 협상력이나 지역 내 의료기관 간의 경쟁 정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보험이 없는 환자에게는 병원이 제시하는 정가가 그대로 협상의 기준점이 되거나, 심한 경우 전액을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실제 청구액이 되기도 한다. 앤더슨 교수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는 표준화된 지급 기준이 있지만, 대부분의 민간 의료 서비스에는 그런 기준이 없다”라며, “민간 시장에서는 의료 공급자가 원하는 대로 금액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 무보험자, 직접 비교하고 협상해야

랑헬은 결국 원하던 가격과 조건을 메릴랜드에서 찾았다. 지난 4월, 그는 메릴랜드주 록빌에 있는 ‘Affordable Hernia Surgery’ 센터를 방문했다. 이 수술센터는 랑헬에게 탈장 수술에 대해 정액 요금을 적용했다. 아내와 함께 떠난 2박 일정의 추가 비용은 항공권, 교통비, 식비, 호텔 1박 비용 등에 사용됐다. 랑헬이 지불한 총비용은 약 4,700달러였다.

랑헬의 수술을 집도한 앨런 크라비츠 외과 전문의는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다. 크라비츠 전문의는 “무보험 환자는 일반적으로 메디케어나 민간 보험사가 의료 제공자에게 지급하는 금액보다 더 높은 비용을 청구받는다”라고 설명했다. 크라비츠 전문의가 제시한, 다른 대형 의료 시스템의 서혜부 탈장 수술 환자의 견적서에 적힌 금액은 3만7,000달러였다.

건강보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직접 의료비를 협상하고 비교해야 할 수밖에 없다. 랑헬은 “주치의의 도움을 받아 환자들이 의료비를 자세히 확인하고 여러 선택을 비교하면, 의료 부채에 늪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랑헬과 같은 사례는 여러 수술 방법이 있고 치료 결과가 비슷한 선택적 수술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반면 응급 상황에 처한 환자는 치료를 받기 전에 비용을 비교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보험이 없는 환자를 위해 많은 병원은 현금 지불 할인이나 ‘자선 진료’(Charity Care)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의료비 분석 전문가들은 비용을 비교할 시간이 있는 환자라면 가격만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수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개된 병원 평가 자료와 환자 리뷰 등을 통해 병원과 수술센터의 서비스 품질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의료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치료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제공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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