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변호사
‘2025년 집권계획(Project 2025)’은 트럼프 2기 국정운영의 청사진이다. 공화당 계열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만든 이 계획은 차기 행정부가 취임 첫날부터 할 일을 적은 매뉴얼로, 골자는 대통령 권한의 대폭 강화와 ‘행정국가’의 해체다. 두 축이 가장 선명하게 교차하는 지점이 이민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대선 캠페인을 할 때는 자신은 이 계획과 무관하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기 취임 후 이 집권계획 작성에 참여한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민 분야 설계자는 1기 행정부 국토안보부 부장관 대행 켄 쿠치넬리로, 국정계획에서 그가 한 제안들이 사실상 2기 이민정책의 원본이 됐다.
헤리티지재단 케빈 로버츠 대표는 국정계획 머리말에서 바이든 행정부 이민정책을 ‘국경 개방 행동주의’라고 규정하고, 자신은 아무 불편도 감수하지 않으면서 공공선을 내세우는, 본회퍼가 말한 ‘값싼 은혜’의 고전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 국정계획은 최우선 이민 과제가 불법 이민자의 입국 차단과 미국 내 불법체류자 추방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정계획은 심사 중인 이민자의 ‘의무적 구금’과 10만 명 규모의 구금 시설, 텐트 수용소 활용을 주문했다. 서류미비자들이 장기 구금을 당하느니 신분 획득을 위한 소송을 스스로 포기하고 미국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 전략의 본질이다.
ICE 하루 평균 구금 인원은 2024년 회계연도 3만8,000명에서 올해 6만5,000명선으로 늘었다. 2025년 한 해 구금 중 사망자는 최소 32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구금시설 인권 감시 기구들은 국정계획의 제안대로 폐쇄됐다.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재편된 이민항소위원회(BIA)는 구금자의 보석 심사 권리를 대폭 제한했다.
국정계획은 임시보호지위(TPS)의 폐지도 주장했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아이티·시리아 종료까지 허용하면서 보호대상국은 우크라이나·엘살바도르·수단·레바논 4개국만 남았다. 이들 국가 출신도 이번 보호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연장되지 않아 체류 신분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계획은 인신매매 피해자용 T 비자와 범죄 수사 협조자용 U 비자의 폐지도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 의회 입법 없이는 폐지가 불가능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승인 지연과 대기자 구금·추방으로 두 비자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국정계획의 제안대로 학교·병원·예배당 등 ‘민감 지역’ ICE 단속 자제 지침은 폐기됐다. 긴급추방제도도 그 폭을 최대한 확대됐다.
국정계획이 제안한 대로 H-1B도 손을 보고, 일부 H-1B 케이스에 10만 달러 수수료를 부과됐다. 2025년 집권계획을 읽으면 트럼프 이민정책의 다음 장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