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F도 유사지진 위험
노후 건물들 대책 시급
“샌안드레아스 대지진
발생 가능성 대비해야”
![이번 베네수엘라 강진 유형이 캘리포니아와 유사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베네수엘라 라과이라 지역 건물 붕괴로 차량이 깔린 모습. [로이터]](/image/fit/294527.webp)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초대형 지진이 수백 명의 사망자와 대규모 건물 붕괴를 초래하면서 캘리포니아에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단순한 해외 재난이 아니라 언젠가 남가주와 북가주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 미래의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25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으로 수도 카라카스와 인근 지역에서 수십 채의 건물이 무너지고 주요 기반시설이 파손되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된 가운데, 많은 인명피해 원인으로 지목된 비연성 콘크리트 건물이 캘리포니아에 여전히 남아 있어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구조공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베네수엘라에서 붕괴된 건물 상당수가 ‘비연성 콘크리트’ 건물로, 이 유형의 건물은 기둥 내부 철근이 충분하지 않아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콘크리트가 파열되며 순식간에 붕괴할 위험이 크다. 연방 지질조사국(USGS)은 이러한 건물을 “지진 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는 건축물 유형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문제는 위험 건물이 캘리포니아에도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1971년 실마 지진과 1994년 노스리지 지진 이후 건축 기준이 대폭 강화됐지만, 그 이전 기준으로 지어진 노후 콘크리트 건물 상당수는 아직도 보강 공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 LA, 토랜스, 샌타모니카, 웨스트 할리웃 등 일부 도시는 내진 보강을 의무화했지만, 많은 도시들은 여전히 강제 규정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건물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뿐 실제 보강은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지진학자들은 카라카스와 LA, 샌프란시스코가 매우 유사한 지질학적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 도시 모두 주요 판 경계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역사적으로 대형 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유명 지진학자인 루시 존스 박사는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은 우리가 캘리포니아의 산안드레아스 단층 위험을 이야기할 때 상정하는 바로 그 유형의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USGS는 과거 시뮬레이션에서 규모 7.8의 샌안드레아스 단층 지진이 발생할 경우 남가주에서 수십개의 노후 콘크리트 건물이 완전히 붕괴할 수 있으며, 최대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팰리세이즈 산불의 10배 규모로 대형 화재가 날 수 있고, 기반시설 파괴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시 존스 지진학자는 “베네수엘라에서 지각판이 스치는 속도와 캘리포니아 샌안드레아스 단층에서 지진 에너지가 축적되는 속도가 유사하다”며 카라카스와 LA, 샌프란시스코가 직면한 지진위험이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지진이 카라카스 바로 외곽에서 발생한 것처럼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LA시에서 20마일 떨어져 있고 인랜드 엠파이어를 관통한다며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건물 보강뿐 아니라 주민들의 대비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텔레비전과 책장 등 가구를 벽에 고정하고, 최소 3일에서 2주 분량의 식수와 비상용품을 비축하며, 가족 및 이웃 단위의 비상 연락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파트 1층이 주차장이나 상가로 사용되는 이른바 ‘소프트 스토리’ 건물과 노후 벽돌 건물, 구형 철골 고층 건물의 안전성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라며 “대형 지진은 언제 일어날지가 문제일 뿐, 일어날지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가 미래의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노후 건축물 내진 보강을 더욱 서두르고 지역사회 차원의 지진 대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