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한인회장 17명,
헌재에 공동청원서 제출
3개 사건 병합·신속 심리 요청

선천적 복수국적법의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미 전역의 현직 한인회장들이 대거 뜻을 모아 한국 헌법재판소에 공동 청원서를 제출했다.
미주현직한인회장협의회(의장 김성민)는 협의회 차원의 공식 청원 입장문과 함께 미 동부·서부·중부·남부 지역 현직 한인회장 17명이 연명한 청원서 17부를 첨부해 지난 9일 한국 헌법재판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소송 대리를 맡은 전종준 변호사는 협의회의 청원서와 함께,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사건 3건(2021헌마976, 2022헌마185, 2026헌마1032)을 하나로 병합해 신속하게 심리해 줄 것을 재판부에 공식 요청했다.
현재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 2세 남녀는 한국에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고 외국에 주된 생활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과 2010년 각각 개정된 국적법(소위 홍준표법 등)에 따라 자동으로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개별 통지가 없어 이를 모른 채 성인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 데다, 국적이탈을 하려 해도 부모의 국적상실 신고와 혼인신고, 2세의 출생신고를 먼저 마친 뒤 15가지가 넘는 복잡한 서류를 제출해야 해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 헌재에 계류 중인 3건의 헌법소원 사례를 보면 현행법의 사각지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모의 이혼으로 한국 내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국적이탈이 불가능해진 케이스(2021년) ▲미국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미국인 아버지가 외국 정부에 개인 신상 정보를 제공할 수 없어 한국계 혼혈 아들의 출생신고를 못 하고 있는 케이스(2022년) ▲모친 사망으로 출생신고 기회가 차단된 케이스(2026년) 등이 대표적이다.
미주현직한인회장협의회 김성민 의장(켄터키 한인회장)은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가 거주국에서의 공직 및 정계 진출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으며, 모국 방문과 연수에도 제약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미주 한인사회의 절박한 뜻을 모아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심리를 청원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현탁 이중국적철폐추진위원장(뉴욕퀸즈한인회장) 역시 “과거 해외 출생 한인 2세들에게 적용되던 ‘국적자동상실제’를 폐지하고, 국적이탈을 하려면 무조건 출생신고부터 하도록 강제해 결과적으로 원치 않는 복수국적자를 양산한 것은 잘못된 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행 국적법이 한미동맹을 비롯한 각국과의 우호 관계는 물론, 해외 우수 인재 활용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현행 제도는 실효성이 없는 국적선택명령제로 인해 원치 않는 복수국적 상태를 지속시키며, 결과적으로 한인 2세와 3세에게까지 복수국적을 대물림해 장기적인 법적·현실적 불이익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협의회 측은 이번 청원의 목적이 단순히 출생신고의 예외만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재가 명확한 ‘위헌’ 결정을 내려줌으로써, 국회가 과거의 ‘국적자동상실제’를 재도입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종준 변호사는 “지난 2020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 낸 멀베이 군 케이스도 약 4년이 소요됐는데, 이번 국적법 시행규칙 관련 헌법소원은 최초 접수 후 이미 5년이 경과했다”며 시급성을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최근 제9차 헌법소원까지 제기될 만큼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더욱 커진 만큼, 계류 중인 3건의 사건을 신속히 병합해 조속하고 충실한 헌법적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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