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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이민정책 틈탄 사기 급증… 가짜 이민법원까지 등장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6-05-06 09:24:19

강경 이민정책 틈탄 사기 급증, 가짜 이민법원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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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판사 사칭해 거액 갈취

AI 활용 가짜재판까지 등장

이민자 피해 ‘눈덩이’ 확산

“공인 변호사 확인 필수”

 

한 이민 사기범이 CI E 요원으로 행세하는 모습. <ABC 뉴스>
한 이민 사기범이 CI E 요원으로 행세하는 모습. <ABC 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기조 속에서 이민자와 그 가족을 노린 사기 범죄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민 당국을 사칭하거나 가짜 법원을 꾸며 돈을 갈취하는 수법까지 등장하며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5일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사기범들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나 이민법 변호사, 심지어 연방 판사까지 사칭하며 이민자 가족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들은 구금된 이민자를 석방해주겠다며 보석금, 각종 서류비, 변호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 많게는 수만 달러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금된 가족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긴급성을 강조하며 반복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이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테말라 출신 20대 여성 에디스는 이러한 사기의 대표적 피해자다. 그는 남편 디마스가 지난 3월 이민 당국에 체포돼 조지아주 구금시설로 이송된 이후, 생계를 책임지던 남편이 사라지자 극심한 경제적·정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1살 된 아기를 돌보며 집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그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유일한 이동수단이던 자동차까지 팔고, 평생 모은 돈을 모두 끌어모아 법적 도움을 구하려 했다.

 

에디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변호사를 찾던 중 한 여성으로부터 ‘플로리다에 기반을 둔 이민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이 여성은 화상 통화를 통해 상담을 진행하며 “구금된 이민자를 석방하려면 인신보호청원(habeas corpus)을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에디스는 이를 믿고 정식으로 의뢰를 맡겼다. 이후 해당 여성은 각종 서류 작성을 요구하고,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에서 발급된 것처럼 보이는 문서까지 전달하며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이 여성은 보석금, 청원서 제출 비용, 서류 복사비 등을 이유로 500달러, 600달러, 1,750달러, 4,000달러 등 계속해서 돈을 요구했고, 에디스는 결국 총 1만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 이는 사실상 그의 전 재산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이민법원 첫 심리였다. 화상 재판에 해당 변호사가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판사는 해당 인물이 법원 시스템에 등록된 변호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남편 디마스는 그 자리에서 “당신이 사기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고, 그제야 에디스는 모든 상황이 사기였음을 깨닫게 됐다. 이미 돈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결국 정식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조차 잃은 에디스는 남편의 법적 대응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디마스는 지난달 이민 판사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다. 현재 그는 ICE 구금 상태에서 과테말라로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스 역시 남편과 함께하기 위해 과테말라로 돌아갈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러한 사기는 점점 더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다. 일부 범죄 조직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짜 이민 법원 심리를 연출하고, 판사 가운이나 법 집행기관 유니폼까지 착용한 인물을 등장시켜 피해자들을 속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뉴욕에서는 허위 망명 인터뷰와 가짜 법정 절차를 진행한 일당이 기소됐으며, 피해자 중 일부는 실제 재판 일정을 놓쳐 결국 추방되는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가짜 이민법 로펌을 차려 수백만 달러를 갈취한 일당 4명이 기소되는 등 전국적으로 유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실제 변호사 이름과 로펌 정보를 도용하거나, 존재하는 기관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전문 변호사 호르헤 리베라는 “이민 사기는 사실상 ‘수십억 달러 규모 산업’으로 커졌다”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민 구제 수단이 줄어들고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사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법적인 변호사와 사기범 사이에서, 희망적인 말을 해주는 쪽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 피해자들의 심리”라며 구조적 문제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자들이 공식 기관이나 공인 변호사를 통해서만 법률 상담을 받아야 하며, 지나치게 빠른 해결이나 확실한 결과를 보장하는 제안은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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