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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보다 무서운 유지비”… 올해도 재산세·보험료↑

미국뉴스 | 경제 | 2026-01-12 09:56:33

집값보다 무서운 유지비, 올해도 재산세·보험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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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비용이 주택시장 변수

바이어·홈오너 추가 부담

에스크로 비용까지 급등

모기지 연체율 상승 현실

 새해 주택시장에서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모기지 비용 급증이 주택 소유자들이 직면할 최대 리스크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의 한 주택단지 전경. [로이터]
 새해 주택시장에서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모기지 비용 급증이 주택 소유자들이 직면할 최대 리스크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의 한 주택단지 전경. [로이터]

 

고정 금리라는 안락한 방패 뒤에 숨어있던 ‘재산세와 보험료’라는 복병이 마침내 가계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한때 내 집 마련의 예측 가능성을 담보했던 에스크로 계좌가 이제는 가파른 비용 상승을 실시간으로 중산층의 통장에 전가하는 ‘재정적 시한폭탄’으로 돌변하며, 새해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를 송두리째 바꾸는 모습이다.

 

9일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탈리티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재산세와 주택보험료가 가장 가파르게 오른 주에서 모기지 연체율이 뚜렷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구입 이후 매달 자동 납부되는 각종 에스크로 비용 급증이 올해 주택 소유자들이 직면할 최대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됐다.

 

에스크로는 주택담보대출 은행이 재산세, 주택보험료, 모기지 보험료 등을 대신 관리·납부하기 위해 운영하는 계좌다. 매달 내는 모기지 상환금의 일부가 여기에 적립되며, 세금이나 보험료가 오르면 은행은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월 납부액을 자동으로 인상한다. 금리가 고정돼 있어도 실제 체감 주거비는 변동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이 비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터닷컴의 조엘 버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스크로 비용이 주택 보유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지역에서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고정 모기지가 더 이상 예측 가능한 지출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탈리티 조사에 따르면 2019~2025년 사이 에스크로 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남부와 중서부였다. 콜로라도는 77%, 플로리다는 70%나 급등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집값 급등으로 재산세가 크게 오른 데다 허리케인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보험료가 폭등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여기에 보험사들의 잇단 철수로 경쟁이 줄면서 비용 부담은 더 커졌다.

 

콜로라도 역시 산불과 우박 피해가 빈발하면서 보험료가 급등했다. 2024년 각종 재산세 감면 혜택이 한꺼번에 종료된 것도 세금 폭탄으로 이어졌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월 모기지 납부액이 갑자기 수백달러씩 뛰어 일부 가구는 은행에 수천달러의 추가 납부액을 떠안았다”고 전한다. 거래 시장도 얼어붙어 매물은 쌓이는데 가격은 내려오지 않는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스크로 부담이 가장 큰 주는 네브래스카(월 납부액의 45%), 텍사스와 일리노이(각각 44%)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집값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재산세율이 높아 세금·보험이 모기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일리노이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재산세율을 기록했고, 시카고의 중간 주거용 재산세는 2024년 한 해에만 16.7% 급등했다. 텍사스의 브로커 노아 레비는 “소득세가 없다는 장점에 이끌려 텍사스로 온 이들이 이제는 감당하기 힘든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 당혹해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집값과 금리만 보고 주택 구매를 결정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료, 재산세, 관리비(HOA) 비용까지 포함한 ‘총 주거비 계산’이 필수가 됐다는 것이다. 에스크로의 폭주가 멈추지 않는 한 올해 주택시장은 가격이 아니라 유지비가 수요를 가르는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조엘 버너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주택 구매 결정은 단순히 집값과 금리를 비교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며 “보험료, 재산세, 그리고 HOA와 같은 ‘부수적 비용’이 당신의 가계 경제를 파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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