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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영원한 미완성"…'국민배우' 이순재가 남긴 말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5-11-25 08:56:27

이순재가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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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이 유작…무대서 쓰러지는 것이 소망"…연기 향한 소명의식 강해

작년 KBS 연기대상 받고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졌다" 감격 어린 소감

업계 관행·후배 향한 쓴소리도…쪽대본 논란에 "완전한 사전제작제로 가야"

 

 

1986년 배우 이순재 인터뷰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986년 배우 이순재 인터뷰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연기라는 예술적 창조 행위는 평생 해도 끝이 없고, 완성이 없어요."

평생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배우 고(故) 이순재는 2016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연기 철학을 담아낸 말들을 많이 남겼다.

 

"연기란 오랜 시간 갈고 닦아 모양을 내야 하는, 완성할 수 없는 보석"이라고 했고, "배우라면 자신이 맡은 배역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해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특별무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연기가 쉽지 않다. 평생을 했는데도 아직 안 되고, 모자라는 데가 있다. 배우는 항상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이라며 "예술이란 영원한 미완성이다. 그래서 나는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고 말했다.

다작한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자주 드러냈다.

그는 2018년 영화 '덕구'에 출연하면서는 "별의별 종류의 영화에 다 출연해봤다. 주연도, 단역도, 악역도, 멜로 연기도 다 해봤다"면서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조건 작품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2008년 모교 서울대에서 열린 관악초청강연에 연사로 나서서는 "지금도 연기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나를 다 털어내고 평가받아서 수익을 올리는 거라 일단 남에게 피해를 안 끼친다. 또 정년이 없다"고 웃음기 섞인 진심을 내비쳤다.

 

누구보다 책임감 강한 연기자였던 고인은 죽기 직전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지와 배우로서의 소명의식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18년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대사를 외울 수 있을 때까지는 연기하고 싶다. 매 작품이 유작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2023년 같은 방송에 출연해서도 "내 소망은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이다. 그게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방영된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조건이 허락된다면 가장 행복한 것은 공연을 하다 죽는 것이다.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한 죽음"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2008년 모친상을 당한 뒤 연극 '라이프 인 더 씨어터'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공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1년 한 배우의 드라마 중도 하차가 논란이 되자 "어떤 이유에서든지 현장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 우리의 조건이다. 배우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로 배우로서 드라마 업계의 잘못된 관행과 상업주의를 꼬집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순재는 2010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종방연에서 "작업 과정은 지옥이었다. 젊은 친구들이 생사를 걸고 한 작품"이라며 "이제는 완전한 사전제작제로 들어가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내놨다.

이듬해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가 이른바 '쪽대본' 논란에 휩싸이자 "어느 나라가 이렇게 드라마를 만드느냐"며 "외주제작을 의뢰할 때 적어도 열흘 전에 대본을 넘겨 검사할 시간을 달라는 계약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2023년 tvN 단막극 시리즈 '오프닝' 제작발표회에서는 "드라마는 감동이 우선, 그다음이 재미"라며 "젊은이들을 위해 생각할 거리가 있는 드라마를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다 같이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면 시청자들은 돌아온다"고 조언했다.

후배 연기자들에게는 엄격한 선배이자 멘토였다.

그는 "배우들이 한 단계 뚫고 더 올라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만날 깔끔하게 멋 내는 게 배우가 아니라 역할을 위해 항상 변신하는 게 배우"라고 강조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한때 정계에 입문했지만 "정치 생활 8년간 단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다. 나의 길은 연기라고 생각했다. 나에겐 연기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드라마와 영화, 시트콤 등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지만 가장 사랑한 것은 연극 무대였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극 무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시작을 여기서 했으니 여기에 대한 향수를 늘 갖고 있다"며 "무대는 배우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서 남긴 수상 소감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감격에 젖은 소감을 밝혀 보는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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