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부와 평화, 가장 위대한 세대 덕분"
한국전 참전 빌 댄리, 최의식 가족 이야기
지난 1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훼잇빌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및 미국 한인이민 1세대를 위한 감사잔치에서 두 명의 한국전 참전용사 가족을 만나 참전에 대한 이야기와 용사들의 삶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창지 여사
김창지 여사는 1944년생으로 올해 81세임에도 불구하고 훼잇빌 한인상의 이사로 활동하며 영어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을 여전히 돌보고 있다.
김씨는 대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미군 군속으로 일하던 남편 빌 댄리(Bill Danley)를 만나 결혼했다. 1925년생인 빌은 미 육군공군으로 2차 대전 당시 영국에 주둔하며 B-17 전략폭격기를 몰고 독일 폭격 전투에 참가한 베테랑이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제대한 빌은 1950년 한국전이 발발하자 오클라호마 주방위군 소속으로 징집돼 홋카이도에서 적응훈련을 마친 후 1951년 겨울 한국전쟁에 보병으로 강원도 지역에 투입됐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디며 강원도 산악지역을 수색하며 인민군을 소탕하는 작전을 펼친 빌은 이후 육군 군속으로 근무하며 군 관련 사업을 했고, 월남에도 주둔했고, 1965년 한국에도 주둔했다.
김창지 여사가 빌을 만난 건 1967년이며 이후 교제 끝에 1968년 결혼했다. 김 여사는 이후 1970년 남편과 도미해 독일을 거쳐 1978년 훼잇빌에 정착했다.
김 여사는 이후 미국에서의 교육과정을 거쳐 공립학교 ESL교사로 35년을 복무하다가 지난 2013년에 은퇴했다.
남편 빌은 2000년에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빌은 생전인 1983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발전하는 한국의 모습을 보며 한국전 참전을 무척 자랑스러워 했다고 김 여사는 전했다. 김 여사도 은퇴 후 고향 대구를 방문했을 당시 큰 변화를 보며 친정이 잘 살면 기분이 좋듯 마음이 흐뭇했다고 밝혔다.
또한 NBC 앵커 출신 톰 브로코우가 지은 ‘가장 위대한 세대’라는 책을 인용하며 김 여사는 “2차대전과 한국전을 거친 참전용사들의 덕분에 지금 우리가 부와 평화를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제결혼한 한인 여성들에 대한 선입견 등을 사라져야 할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최의식 선생
한국전 참전용사인 최의식 선생은 1982년 도미해 훼잇빌에 정착한 이민 1세대이다.
1929년생으로 올해 96세인 최의식 선생은 현재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이날 감사잔치에는 참석하지 못해 대신 그의 아들인 최성호(66세) 씨로부터 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 선생은 한국전 당시 1사단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며 6년을 복역한 후 선임하사로 제대했다.
최 선생은 제대 후 서울에서 통반장으로 지역봉사에 앞장섰으며, 새마을 지도자, 예비군 창설멤버로 둘어가 소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도미 후에는 주유소와 그로서리를 운영하다가 훼잇빌에서 서울방앗간을 35년간 운영하다가 은퇴했다.
아들 성호 씨는 가끔씩 한국전 당시의 비참한 상황을 아버지가 들려주었다며 “중공군이 개입해 군군이 후퇴하던 1.4 후퇴 당시 밤에 먹지도 못하고 졸면서 후퇴했던 아찧한 상황을 들려주셨다”고 전했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한국전에 군인으로 참전한 아버지에 대해 성호 씨는 “아버지는 성품이 올바르고 정직하셨다”며 “자식으로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로 곧이곧대로 정도만을 걸으셨던 아버지는 큰 부자는 되지 못했지만 가정을 이루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한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인터뷰를 마치며 톰 브로코우의 책 ‘가장 위대한 세대’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부와 평화는 모두 이 분들 덕이다. 이들 세대가 정직, 우정, 애국 이런 단어를 말할 때의 자연스러움을 우리는 모른다.” 박요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