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부터 앙코르까지
관객과 하나 되어 증명한 '레전드의 품격'
대한민국 록의 자존심, 윤도현 밴드(YB)가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애틀랜타를 찾아 현지 팬들에게 잊지 못할 뜨거운 밤을 선사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폭발적인 '떼창'은 언어와 세대를 넘어 YB가 왜 '전설'로 불리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5일 오후 7시, 둘루스에 위치한 '애틀랜타 콜리세움(Atlanta Coliseum)'은 공연 시작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팬들은 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마침내 '긴 여행'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뜨거운 함성으로 30주년의 역사를 맞이했다.
YB는 '나는 나비', '사랑했나봐',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쏟아냈다. 'Knocking on Heaven's Door', '바람바람바람', '붉은 노을', '담배가게 아가씨' 등 세대를 아우르는 곡들이 연주될 때마다 공연장은 거대한 노래방으로 변했다. 윤도현이 마이크를 넘기기도 전에 팬들은 먼저 한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야광봉을 흔들며 무대와 하나가 되었다.
특히 '흰수염고래'를 부르기 전, 보컬 윤도현은 "저희 음악으로 단 한 분이라도 용기와 희망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며 "미워하는 마음은 다 버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함께 불렀으면 좋겠다"고 말해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의 말처럼, 팬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인 합창은 공연의 절정을 장식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떼창'이었다. 한국 공연 문화의 상징인 '떼창'이 애틀랜타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YB의 음악이 지난 30년간 팬들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았는지 보여주듯, 관객들의 얼굴에는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묻어났다. 스와니에서 온 김 모 씨는 "학창 시절 듣던 노래를 동생, 친구와 함께 부르니 감회가 새롭다"며 "YB의 음악은 우리의 청춘 그 자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공연의 대미는 故 신해철의 '그대에게'로 장식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윤도현은 "팬들의 열정적인 반응 덕분에 오늘 공연을 함께 만든 셈이다. 애틀랜타에 자주 오고 싶다"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그는 "비행기 연착으로 늦은 밤에 도착했음에도 따뜻한 식사를 챙겨준 나주면옥, 토담골, 캡틴루이, 아즈카츠, 무봉리, 소공동 순두부 관계자분들과 푸드 트럭을 준비해준 WNB Factory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애틀랜타 한인 사회의 따뜻한 환대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YB와 팬들이 지난 30년의 역사를 함께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애틀랜타의 밤을 뜨겁게 달군 YB의 이번 공연은, 그들의 인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명확히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제인 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