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태생, 미드타운 재즈 클럽 운영
재즈 음악인들의 멘토, 후원자 역할
애틀랜타 재즈 음악의 애호가 겸 후원자, 재즈 연주의 메카였던 처칠 그라운드(Churchill Grounds) 음악 클럽의 소유주였던 한인 샘 이(한국명 이형건)이 지난 3일 61세를 일기로 대장암 합병증으로 사망해 애틀랜타 음악계가 추모에 나섰다.
샘 이는 서울에서 태어나 11살 때 부모를 따라 캘리포니아로 이민와 1970년대 테네시 내쉬빌로 이주해 1980년에 미국시민권을 취득했다. 테네시대학교에서 공학과 경제학,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가정용품 회사인 피어 원(Pier1)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일을 하다 휴스턴을 거쳐 애틀랜타에 정착했다.
1990년대 초 벅헤드 소재 카페 인터메조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가게 근처 재즈 클럽인 ‘저스트 재즈’에 자주 들러 재즈 음악을 공부했다.
1997년 이씨는 폭스극장 안에 재즈 클럽인 처칠 그라운드 카페를 공동 소유주인 크리스 딘과 문을 열었다. 이곳은 재즈 음악가들과 재즈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성지가 되었다.
이씨는 재즈 음악인들을 무대에 등용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했으며, 많은 신인 재즈 뮤지션들이 그의 클럽을 통해 명성을 쌓아갔다. 레이디 가가, 윈튼 마살리스 등의 유명 음악인들도 그의 클럽을 찾았다. 이씨는 재즈 애호가이며, 공연과 연주자를 큐레이팅하는 역할을 했다. 그를 아는 많은 음악인과 애호가들은 “샘은 재즈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였다”고 이구동성으로 평가한다.
2016년에 처칠 그라운드는 문을 닫았고, 이후 아내 박옥현(니나 이)씨와 함께 치킨윙 레스토랑 브류 앤 버드(Brew and Bird)를 운영했고, 이스트 애틀랜타 빌리지의 TenATL에서 이씨는 매주 월요일 재즈 세션을 큐레이팅했다. 그의 윙가게에서도 매주 목요일 재즈 잼 세션을 주최했다.
샘의 유족으로는 아내와 노모 이상선 여사, 누이동생과 조카들이 있다. 3월 15일 추모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박요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