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실리콘밸리View]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붙은‘계엄’꼬리표

지역뉴스 | | 2024-12-31 16:50:21

실리콘밸리View,윤민혁,서울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한국 스타트업 투자,계엄 꼬리표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한국은 끝장이 났습니다.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모두 실리콘밸리로 몰려들어 투자금을 받아내려 혈안인데 굳이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 투자할 벤처캐피털(VC)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국계 스타트업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디메리트’입니다.”

12월 3일 계엄 다음 날 한 한국계 미국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고위 관계자가 전한 한탄 섞인 말이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한인 송년 모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린카드(영주권)’에 관한 얘기가 진지하게 오갔다. “정치 난민 신청을 해야 한다”는 농담 섞인 주장에 일말의 설득력이 느껴져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다.

미국인들의 반응에는 민망함마저 느껴졌다. “한국에 여행 갈 계획인데 어디가 좋으냐”며 들뜬 목소리로 묻거나, “최근 한국에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여주기 바쁘던 이들이 “도대체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동안 농담 삼아 “한국은 위험천만한 후진국인 미국과 달리 밤새 밖을 걸어다녀도 안전한 나라”라며 현지인들을 놀려왔는데 이제는 꺼내기 쉽지 않은 말이 됐다.

미국 정부의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확인했다”는 말에도 속이 쓰리기만 하다. 회복이 필요할 만한 ‘손상’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탓이다. 한국은 8년 새 두 번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겪었다. 21세기로 범위를 넓히면 세 번이다. 2000년대 들어 취임한 대통령 5명 중 3명이 탄핵에 휘말렸고 2명은 감옥에 갔으며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른 국가의 투자자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토록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가 없어 보인다.

계엄령은 극단적 정쟁을 넘어서는 문제다. 외신이 ‘계엄령’이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한다는 건 민주주의가 성숙한 국가에서는 ‘해설’이 필요할 정도로 낯선 일이라는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존재만으로도 이미 위험 국가라는 인식을 안고 산다. 이제는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인식까지 갖게 됐다. 민주주의는 시장경제의 선결 과제다. 2024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서 냉전 시기 개발독재국가에서나 통용될 일이 일어났다. 이제 누가 한국 경제를 신뢰하겠는가.

경제적 타격은 이미 현실화했다. 환율 폭등으로 한국에 본사를 두거나 한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VC 역시 투자에 제약을 받으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현지 관계자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까지 이어지는 희대의 정치 상황 속에서 원화에 대한 신뢰가 더 추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 기업들도 고환율을 반길 수 없는 처지다. 단기적으로 반도체·전자제품 등 완제품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타격이 더 아프다. 남한은 수입 없이는 내수도 돌아가지 않는 나라다. 고환율 지속에 체력이 약한 협력사가 하나둘 쓰러지면 대기업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환율은 시작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거래가 단절되고 신규 거래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해답은 하루빨리 정국 혼란을 종식시키는 것뿐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대선 유불리에 따라 말장난 수준의 정쟁을 벌이며 시간 낭비 중이다. 그 모습이 시시각각 외신을 통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며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고통과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다. “기업은 2류, 관료는 3류, 정치는 4류”라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30년 전 일갈이 뼈저리게 와닿는 연말이다.

<윤민혁 서울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트럼프, 강경 이민단속 다시 시동 거나…이민세관단속국장 지명
트럼프, 강경 이민단속 다시 시동 거나…이민세관단속국장 지명

“전례 없는 속도의 구금·추방 역량 갖춘 인물…상원, 즉각 인준해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이민단속을 주도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에 오클

캘리포니아 동물보호소서 개 사체 117구 무더기 발견
캘리포니아 동물보호소서 개 사체 117구 무더기 발견

상당수 총 맞은 흔적 확인…동물학대·사기 혐의 수사  캘리포니아의 한 '안락사 없는(No-Kill)' 동물보호소에서 총상 흔적 등이 있는 개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

카터센터서 고 박한식 교수 추모식 "한반도 평화의 다리"
카터센터서 고 박한식 교수 추모식 "한반도 평화의 다리"

지난 1월 별세 북한 전문가…한미 학계·종교계·한인사회 80여명 애도 고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의 추모식이 2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카터 센터에서 한미 학계·종교계·한인사회

[월드컵] 홍명보호, 하늘도 버렸다…사흘 '희망 고문' 끝에 32강행 좌절
[월드컵] 홍명보호, 하늘도 버렸다…사흘 '희망 고문' 끝에 32강행 좌절

통산 3번째 원정 16강 도전 일찌감치 실패, 역대 9번째 조별리그 탈락 고배최종 34위…예전 32개국 대회 기준 본선도 못 오른 성적…'사상 최악의 월드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인디애나, 주택 건설·가격 경쟁력 1위… 리얼터닷컴 주별 주택 보고서
인디애나, 주택 건설·가격 경쟁력 1위… 리얼터닷컴 주별 주택 보고서

주택 구매 부담 낮고 공급도 활발 ‘아이오와·사우스캐롤라이나’ A등급‘뉴욕·하와이·가주’는 최하위 등급   인디애나주는 인구 대비 주택 건설 허가 비율은 1.02로, 전국 인구 비

셀러 누구나 원하는 입찰 경쟁… 매물 등록 전부터 준비해야
셀러 누구나 원하는 입찰 경쟁… 매물 등록 전부터 준비해야

‘커밍 순’ 통해 시장 반응 확인시세 또는 시세보다 5% 낮게 이웃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   커밍 순은 매물이 MLS에 등록되고 주요 부동산 포털에도 노출되지만, 아직 쇼윙은

가뜩이나 항공권도 비싼데…수하물 요금 절약 짐 싸기
가뜩이나 항공권도 비싼데…수하물 요금 절약 짐 싸기

형태 변형 배낭·더플백 ‘만약에 입을’ 의류 제외다용도 활용 가능한 의류 ‘말기·접기’ 두 방법 사용  항공사들의 수하물 요금이 잇따라 인상되는 가운데, 짐 싸는 방식만 바꿔도 추

청소할수록 더 더러워지네…피해야 할 청소 습관
청소할수록 더 더러워지네…피해야 할 청소 습관

청소 도구부터 청소해야세정제 사용 설명서 무시 걸레 세탁에 섬유 유연제  공기 중 오염물질은 바닥과 카펫뿐 아니라 소파, 커튼 같은 패브릭 표면에도 쌓인다. 바닥과 카펫 청소를 위

충분히 자도 피곤하다면?… 4가지 수면장애의 신호
충분히 자도 피곤하다면?… 4가지 수면장애의 신호

■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불면증부터 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까지코골이·불면·낮잠·다리 불편감, 수면장애 적신호전문가“수면문제 방치 말고 의학적 평가 받아야” 

중년기 이후 젊은 뇌를 원한다면?… 40대부터 운동하라
중년기 이후 젊은 뇌를 원한다면?… 40대부터 운동하라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유산소 운동 1년 후 뇌 나이 평균 7개월 젊어져중년기 규칙적 운동, 뇌 노화 늦추는 효과 확인“ 치매 위험 낮추고 인지건강 지킬 가능성 높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