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페루서 고아들에 헌신하던 미주 한인의 ‘비극’

미주한인 | 사회 | 2024-11-05 09:19:05

미주 한인의 비극,강도 폭행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현지 봉사활동 떠났다가

강도 폭행에 ‘식물인간’

2년만에 결국 하늘나라로

가족“한인들 도움 절실”

 정성범씨와 에밀리 부부가 페루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 [가족 제공]
 정성범씨와 에밀리 부부가 페루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 [가족 제공]

 

지난 2020년 페루로 봉사 활동을 떠났다가 현지 강도에게 습격당해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던 LA 출신 한인 정성범씨가 지난달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제대로 된 수사를 이어가지 않는 페루 당국의 부당함을 고발하며 한인사회의 도움을 절실하게 호소했다.

 

전염병의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 2020년 12월 정성범씨는 부족함 없는 미국에서의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페루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스스로 험난한 길을 선택했다. 처음 계획은 2주 동안의 단기선교였다. 부부가 다니던 교회를 통해 아내 에밀리와 페루로 간 정씨는 2주 동안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날 정씨는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을 것 같았다. 정씨 부부는 조금 더 페루에 남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1년이 흘렀다.

 

페루에서의 생활은 행복했지만 쉽지 않았다. 잘 곳도 없었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사비를 털어 고아원 건물 곳곳을 수리하고,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태권도를 알려주고 영어도 가르쳤다. 2021년 초 정씨 부부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부인 에밀리는 “당시 성범씨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회복 후 내가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했었다”며 “그렇지만 성범씨는 아이들과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버지니아에서 보험회사를 운영하던 부부는 사업도 뒤로한 채 아이들에게 헌신을 다했다.

 

2022년 1월 여느 때와 같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이동하던 정씨를 누군가 차량으로 따라와 고의로 들이받고 폭행하면서 부부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중상을 입은 정씨는 집중 치료가 시급했지만 팬데믹이 뒤덮은 페루의 의료 시스템은 이미 무너진 상황이었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정씨를 위해 에밀리는 부부가 미국에서 운영하던 사업체도 정리하고 고군분투했지만, 지난달 정씨는 결국 영원한 길을 떠났다.

 

가족에 따르면 정씨를 폭행한 가해자 처벌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에밀리는 “아무런 죄도 없는 성범씨가 범죄의 희생자가 되었음에도, 페루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와 미온적인 대응에만 일관하고 있다”며 “페루 정부를 끝까지 압박해 범인이 처벌받고 정의가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범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인 커뮤니티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절실히 요청했다. 고펀드미 닷컴 https://gofund.me/ae6df066

 

<황의경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우체국입니다…” USPS 사칭 ‘스미싱’ 사기 기승
“우체국입니다…” USPS 사칭 ‘스미싱’ 사기 기승

“우편물 배달에 문제”무차별적 문자 메시지피해자 클릭하게 현혹개인 금융정보 등 노려 한인이 받은 USPS 사칭 사기 문자. 발신 번호에 필리핀 국가번호(69)가 찍혀 있다. [독자

에너지 절약 효자 단열재… 아무것이나 쓰면 안돼
에너지 절약 효자 단열재… 아무것이나 쓰면 안돼

주택 단열만 잘해도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추운 겨울철 외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단열재는 외부의 찬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더운 여름철에는 실내 냉방

‘옐프’리뷰 읽으면 내년 홈 디자인 트렌드 보인다
‘옐프’리뷰 읽으면 내년 홈 디자인 트렌드 보인다

맛집을 찾기 위해‘옐프’(YELP)를 검색하는 사용자가 많다. 옐프는 사용자 리뷰와 평가를 기반으로, 지역 비즈니스 및 서비스를 검색하고 평가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사용자

감각 기능을 유지해야 젊음도 지킬 수 있다
감각 기능을 유지해야 젊음도 지킬 수 있다

청력 저하, 치매 위험 두 배 높이는 위험인자서서히 진행되는 시력 저하, 주기적 검진 필요 나이가 들수록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고 시력과 청력, 후각 역시 노화로 인한 변화를

대학 신입생 등록 큰폭 감소… 등록률 낮은 대학 공략 기회
대학 신입생 등록 큰폭 감소… 등록률 낮은 대학 공략 기회

FAFSA 지연이 직접적 원인일자리 늘어 취업 선택 증가어퍼머티브 액션 취소 영향지원 대학 검색 폭 확대 전략 2024학년도 가을 학기 대학 신입생 등록률이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

AI로 심방세동 위험 예측한다
AI로 심방세동 위험 예측한다

심전도 나이, 실제보다 높을수록 발병↑“다른 심장질환 예측에도 활용 기대”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맥성 부정맥과 비정상적으로 느린 서맥,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간헐적 단식보다 낫다?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겼더니…
간헐적 단식보다 낫다?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겼더니…

40~60대 4500여 명 10.6년간 추적조사하루 식사횟수·인슐린 저항성 연관성 분석 공복시간을 최대한 길게 갖는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는 가운데 규칙적으로 하루 세끼를 챙겨먹는

2030 남성 노리는‘강직성 척추염’… 이것만 잘 지켜도 예방
2030 남성 노리는‘강직성 척추염’… 이것만 잘 지켜도 예방

■ 홍석찬 서울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아침 기상 후 뻣뻣한 느낌… 3개월에 걸쳐 통증 나타나조기 진단해 적절한 치료 받아야 척추 진행 막을 수 있어 <사진=Shutterst

원조 베낀 ‘오레오’… 세계서 가장 잘나가는 과자 된 비결
원조 베낀 ‘오레오’… 세계서 가장 잘나가는 과자 된 비결

오레오와 하이드록스의 엇갈린 운명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과자는 무엇일까. 독일의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오레오'다. 2014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신종 ‘딥페이크’ 스캠 사기 기승
신종 ‘딥페이크’ 스캠 사기 기승

AI로 지인 목소리·영상감쪽같아 더 속기 쉬워기관 사칭 등 범죄 심화내년 더욱 급증할 전망 노인과 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한 사칭 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