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오스틴 경찰
가족 신고로 시신 발견
이혼·신변 비관 등 추정
30대 한인 남성이 이혼을 요구하는 백인 아내를 흉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한인 남성은 사건 발생 수일 전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 이름을 지우고 싶다’는 내용 등의 게시물을 올리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나 신변을 비관해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하는 끔찍한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 경찰국에 따르면 2명이 사망한 살해-자살 사건은 지난달 24일 오스틴 지역 5705 딜 트레일에 위치한 ‘리아타 아파트’ 단지 내 한 유닛에서 발생했다.
FOX7 등 현지 언론이 경찰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살인 용의자는 올해 34세의 강유리씨로, 당시 아파트 안에서 25세의 백인 아내 해나 강씨와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12시16분께 해나 강씨의 친척으로부터 24시간 동안 조카인 해나씨와 남편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같은 신고를 접수한 지 약 1시간 후인 오후 1시13분께 신고자는 다시 조카의 차가 아파트에 주차돼 있는데도 집안 내부에서 인기척이 들리지 않는다고 경찰에 알렸다. 이에 경찰은 오후 2시33분께 현장에 출동해 아파트로 진입, 강씨 부부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 두 사람이 모두 흉기에 찔려 사망했으며, 남편 강씨가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 현지 매체들은 남편 강씨가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복잡한 심경을 담은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렸다고 전했다. 사건 전날 그는 “모두가 나에게 두려움을 심어준다.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무섭다”고 글을 작성했고, 또한 “아내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게 낯설고, 이혼을 서두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다른 게시물에 아내가 미성년자였을 때 만남을 시작한 것을 대해 후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사건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