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75~5.0%로
팬데믹 후 4년만에 처음
22년래 최고 금리 꺾여
올해 0.5%p 더 내릴듯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선택은 ‘빅컷’이었다. 연준은 18일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5.25~5.5%에서 4.75~5.0%로 0.5%p 낮춘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를 인하한 것은 팬데믹 이후 4년 반여 만에 처음이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2022년 3월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해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높여놓은 연준은 작년 7월부터 이 수준에서 1년 넘게 동결해오다 이제 금리인하의 첫발을 내디뎠다. 금리의 본격적인 인상부터 따지면 30개월 만의 정책 전환(피벗)이고, 최고 수준에서 동결된 때로부터 따지면 14개월 만의 인하다.
그동안 연준은 시장 안팎의 높아지는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인하를 미뤄왔으나 이제 금융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쪽으로 공식 전환했음을 세계에 알렸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며 “아울러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목표가 대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빅컷에 이은 연내 추후 인하 행보는 점진적인 0.25%포인트 인하를 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번 9월 회의 후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통해 2024년 말 기준금리 수준을 4.4%로 제시했다. 이는 남은 연내 두 차례 회의에서 총 0.50%포인트 인하를 실행할 예정임을 예고한 것이다.
연준은 올해 11월 6∼7일 및 12월 17∼18일로 두 차례 FOMC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보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내년도 연준 금리 목표치를 3.4%로 제시했다. 이는 내년 중 총 1%p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다수 위원은 지난 6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5년 말 금리 수준을 4.1%로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고 있지 않다며 추가 인하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결정은 적절한 정책 입장의 재조정을 통해 완만한 성장과 2%로 지속해 둔화하는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노동시장의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리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는 동안 우리는 기다렸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해 둔화한다는 확신을 얻는 형태로 우리의 인내가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오늘의 강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단행한 ‘빅컷’을 ‘새로운 속도’(new pace)로 봐선 안 된다며 시장의 과도한 추가 인하 기대엔 선을 그었다.
그는 제로 금리로의 복귀 가능성 질문에 “개인 소견으론 우리가 그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 모두 나중에야 알게 될 것”이라며 “아마도 중립금리가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기존 예상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 연말 기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은 2.8%였지만 이번에는 2.6%로 낮아졌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6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6월 2.1%보다 소폭 줄었다. 내년 이후 성장률은 6월과 동일하게 2.0%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