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1일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후 미국의 또 다른 국제조약 이탈인 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조약에서 탈퇴하기를 원한다고 회원국들에 이날 통보했으며 6개월 후 공식적으로 탈퇴하게 된다. 발표는 이르면 내일 이뤄질 수 있다고 행정부 소식통은 CNN방송에 말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국가들이 지난 1992년 체결해 2002년부터 발효됐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국이 가입해 있다. 이 조약은 가입국의 군사력 보유 현황과 군사 활동 등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원국 간의 상호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조약에 따라 지금까지 1,500회 이상의 비행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이 조약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그들이 준수할 때까지 우리는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미국의 조약 참여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8개월간의 검토 끝에 조약의 당사자로 남는 것이 더는 미국에 이익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또 고위 행정부 관리들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이 탈퇴의 주된 이유라며 러시아가 모스크바와 체첸, 압하지아, 남오세티아 부근의 비행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의 러시아인 거주지역인 칼리닌그라드에서도 관측 활동이 어렵다고 이들은 말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조약 탈퇴를 원하며 비행 중에 수집한 사진들은 미국이나 상업용 위성으로부터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이 조약에서 탈퇴하면 러시아와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유럽 동맹국들과 연방 의회의 일부 의원들을 화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