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19% 큰 폭 줄어
거래 건수까지 14% 위축
고가·매물부족 수요 부진
플로리다·가주‘탑2’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입 열기가 크게 식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주택가격과 매물 부족, 여전히 높은 모기지 비용 등이 해외 수요를 억누르면서 달러 가치가 다소 약세를 보였음에도 외국인들의 미국 주택 매입이 급감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2026 미국 주거용 부동산 국제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외국인 구매자들이 사들인 기존주택은 총 453억달러어치로 집계됐다. 직전 12개월의 560억달러보다 1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도 7만8,100건에서 6만7,100건으로 14% 줄었다.
이는 NAR이 외국인 주택 거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거래 건수 기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미 전체 기존주택 거래에서 외국인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1.7%에 그쳤다.
국가별로는 캐나다가 전체 외국인 주택 구매의 16%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멕시코가 14%, 중국 11%, 인도 9%, 영국 4% 순이었다. 캐나다 구매자는 약 1만700채, 멕시코는 9,400채, 중국은 7,400채, 인도는 6,000채를 각각 매입했다.
다만 구매 건수와 실제 투자금액에서는 차이가 컸다. 중국계 구매자는 거래 건수로는 3위였지만 총 구매액은 76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평균 구입가격이 약 100만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계 구매자들은 캘리포니아의 고가 주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번 NAR 공개 상위 5개국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계 수요가 전통적으로 관심을 보여온 캘리포니아가 외국인 구매 비중 2위라는 점은 한인 부동산 시장에도 의미가 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주택을 구입한 지역은 플로리다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가 19%로 뒤를 이었고 텍사스 12%, 뉴저지 4%, 조지아 4% 순이었다.
캘리포니아는 특히 아시아계 해외 구매자들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NAR은 중국계 구매자들이 캘리포니아의 고가 주택을 집중적으로 구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LA와 오렌지카운티 등 한인 밀집지역의 고가 주택시장에도 해외 수요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전체 외국인 구매 자체가 감소한 만큼 해외 투자자만을 겨냥한 주택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구매자의 중간 주택가격은 46만5,000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기존주택 구매자의 중간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 외국인 구매자의 48%가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미국 전체 기존주택 구매자의 현금 구매 비중 28%보다 20%포인트나 높다.
외국인 구매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주택가격과 매물 부족으로 분석된다.
달러 가치가 지난 1년간 다소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의 달러 기준 구매력은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국 부동산을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높은 주택가격과 부족한 매물이 이러한 환율 효과를 상쇄했다.
NAR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주택 구매 감소가 미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과 방문객 감소 흐름과도 비슷하다며, 달러 약세에도 외국인 주택 구매가 늘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NAR 조사에 참여한 부동산 중개인들은 외국인 고객이 실제 구매를 포기한 가장 큰 이유로 적합한 매물을 찾지 못한 경우 33%, 높은 주택가격 28% 등을 꼽았다. 여기에 지정학적 불안과 무역정책, 인플레이션 등도 해외 구매자들의 ‘관망세’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의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은 미국인뿐 아니라 해외 구매자들에게도 똑같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처럼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환율이 유리하게 움직이더라도 수십만~100만달러 이상의 주택을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커 해외 수요가 쉽게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