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십만명 벌금 토해
의무대상자 7%가 미인출
![[로이터]](/image/fit/289526.webp)
은퇴자들이 여전히 개인퇴직연금(IRA)의 ‘최소 인출의무’(RMD) 규정을 준수하지 못해 세법상 불이익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해진 세법 개정과 관리 소홀로 인해 매년 약 58만명의 은퇴자가 각각 수천달러에 달하는 ‘망각의 비용’을 국가에 헌납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30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가 발표한 ‘2024-2025 RMD 이행 분석 리포트’는 미국 은퇴자들의 자산 관리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뱅가드의 전통적 개인퇴직연금(IRA) 계좌 보유자 중 RMD 의무 대상자의 약 7%가 지난해 단 한 푼도 인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로 24%는 인출은 했으나 규정된 최소 금액에 미달했다.
뱅가드는 이 데이터를 미 전역으로 확대할 경우 매년 약 58만5,000명의 IRA 보유자가 RMD를 놓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들이 지불해야 하는 잠재적 세금 벌금 총액은 연간 최소 6억7,800만달러에서 최대 17억달러에 달한다.
뱅가드 연구 책임자 앤디 리드는 “많은 투자자가 ‘한 번 설정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한 번 잊으면 계속 잊어버리는’ 패턴을 보인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한 해 RMD를 놓친 사람의 55%는 다음 해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은퇴자가 실수를 범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복잡해진 법 개정이다. 과거 RMD 시작 연령은 70.5세였으나, 2019년 SECURE 법안으로 72세로 상향된 데 이어, 최근 ‘SECURE 2.0 법안’을 통해 73세로 다시 한 번 늦춰졌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적격 자선 기부(QCD)’ 가능 연령이다. RMD 의무 인출은 73세부터지만, IRA 계좌에서 자선 단체로 직접 송금해 세금을 면제받는 QCD는 여전히 70.5세부터 가능하다.
70.5세부터 72세 사이의 은퇴자들은 의무 인출 대상은 아니지만, 절세를 위해 미리 기부 인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미세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세금을 내거나 벌금을 물게 될 위험이 크다.
다행히 SECURE 2.0 법안은 RMD 위반 시 부과되는 벌금율을 기존 50%에서 25%로 인하했다. 만약 실수를 인지하고 2년 이내에 즉시 수정 인출을 진행하면 벌금은 10%까지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혹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인출해야 할 금액이 1만달러였다면, 단 한 번의 실수로 최소 1,000달러에서 최대 2,500달러를 국가에 헌납해야 한다.
소액 계좌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뱅가드 조사 결과, 잔액이 5,000달러 미만인 계좌 보유자의 56.8%가 RMD 인출을 놓쳤다.
반면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 중 이를 놓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은퇴 시점에 맞춰 여러 곳에 흩어진 401(k)나 IRA 계좌를 하나로 통합하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관리해야 할 계좌가 많을수록 계산 착오나 누락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무료 자동 RMD 서비스’를 신청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인출한 금액이 당장 필요하지 않다면 일반 투자 계좌로 재투자하거나, 앞서 언급한 QCD를 통해 소득세를 면제받으며 사회에 환원하는 전략도 고려해 볼 법하다.
한 은퇴 설계 전문가는 “RMD는 단순히 내 돈을 내가 찾는 절차가 아니라, 국가가 그동안 유예해 준 세금을 철저히 회수해 가는 시스템”이라며 “과거의 70.5세나 72세 규정에 머물러 있지 말고, 개정된 73세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여 ‘망각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재무 관리의 자동화와 계좌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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