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그린라이트 법’
‘팁오프’ 조항에 소송
연방 법원이 뉴욕주의 이민 신분에 관계없이 운전면허 취득을 허용하는 ‘그린라이트 법’ 시행을 막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적 시도를 기각시켰다.
연방법원 뉴욕북부지법의 앤 나르다치 판사는 뉴욕주 그린라이트법이 헌법을 위배했다며 시행을 금지시켜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최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나르다치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주법이 연방법을 우선하거나, 연방정부를 부당하게 규제 또는 차별한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제정된 뉴욕주 그린라이트법은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뉴욕주 운전면허 취득을 허용하는 것인데, 신청자 개인정보를 이민 당국 등에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이 점을 문제 삼아 지난 2월 캐시 호쿨 뉴욕주지사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등을 상대로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팸 본디 연방 법무부 장관은 “호쿨 뉴욕주지사 등이 미국 시민보다 불법체류자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해당 주법에는 연방 이민 당국이 불법체류자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면 이를 해당 불체자에게 즉시 알려야 하는 이른바 ‘팁오프’ 조항이 있다. 주정부 기관이 불체자에게 제보를 하는 셈으로, 연방이민법과 이를 시행하는 연방 당국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위헌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나르다치 판사는 이번 소송이 이민 단속이라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와 관련돼 있음을 인정했지만, 법원의 역할은 정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원고가 제기한 헌법 위반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주정부는 이 법이 도로 안전 개선 목적으로 제정됐다는 입장이다. 무면허 및 무보험 운전자로 인한 사고를 줄여 도로를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를 바탕으로 입법됐다는 것이다. 또 나르다치 판사는 이민 정책 집행을 위해 연방 당국이 뉴욕주 운전면허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적법한 법원 명령이나 사법 영장을 통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현재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한인 밀집 주들에서 불체자에게도 운전면허 또는 주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 신청자들은 운전 시험, 보험 증명 등 주별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발급되는 면허증은 일반 면허와 달리 투표권이 없고 운전만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2014년 주의회에서 불체 이민자 면허증 발급법(AB60)이 통과됨에 따라 2015년부터 이 법이 시행돼 왔다.
<서한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