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단속·체포 공포 속 합법 이민자들도 불안 가중
미국 전역에서 강화된 이민 단속이 이어지면서, 합법적 시민권자들조차 일상생활 중 여권을 소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규모 단속과 함께 시민권자가 일시적으로 구금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외모나 언어만으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지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클리닉을 운영하는 간호사 무니라 말리마이삭은 20년 넘게 미 시민권자이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여권을 들고 다닌다. 소말리아계 무슬림인 그는 “이민자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연방 요원을 마주칠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무사히 돌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환자들 역시 운전면허증 대신 여권을 제시하는 경우가 늘었다.
루이지애나주 케너에 사는 과테말라 출신 시민 월터 크루즈 페레즈도 마찬가지다. 그는 라티노를 대상으로 하는 단속이 강화된 이후 여권을 휴대전화 케이스에 넣어 다닌다. “뉴스에서 시민권자도 신분 확인 기회 없이 구금되는 걸 본다”며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라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교육자인 카롤라 로페즈는 “왜 시민이 여권을 들고 다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인임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슬프다”고 토로했다.
LA에서 태어나 자란 미겔 리오스는 이민 단속이 시작된 뒤 가족들과 함께 여권 사본을 휴대하고 있다. 그는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며 “차량 블랙박스와 소셜미디어 생중계가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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