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통해 '출입금지' 경고 서한
이씨 형사고발 및 제명 추진 예정
애틀랜타 한인회 공금을 빼내 재선을 위한 공탁금으로 사용해 회장에 불법 당선된 이홍기씨가 자신을 향한 사퇴압력에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한인사회를 더욱 혼란에 몰아넣고 있어 많은 한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씨는 지난 주 한인사회 원로 조중식씨와 주중광 박사, 오영록 평통회장 등이 중재한 자리에서 사퇴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전 한인회관 건물관리위의 자금사용을 문제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자신의 재정비리와 공금횡령을 감추기 위해 전 건물관리위의 있지도 않은 비리를 지적하며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는 여기서 더 나가 지난달 30일자로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 인사들에게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
김백규 위원장을 비롯해 박건권, 라광호, L씨 등에 보낸 한인회 이름의 ‘형사 침입 경고장’(Criminal Trespass Warning)은 “이 편지를 수령한 날로부터 귀하는 어떤 이유로도 한인회관에 들어가거나 머물거나 건물 주위에 있도록 승인, 허용, 초대되지 않는다”라며 “이를 어길 경우 불법침입자로 간주돼 귀넷경찰 북부지구대가 귀하를 체포하도록 신고되며, 이는 경범죄로 1년 징역형이나 최대 1,000달러의 벌금형 또는 둘 모두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한인회관은 이씨 등의 사유재산이 아닌 한인들의 성금으로 구입한 공공건물이므로 적절한 근거없이 한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해석이다. 더구나 부정선거로 한인회장에 당선된 이씨가 이런 추태를 보이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한인사회의 여론이다. 더구나 김백규 위원장은 현 한인회관 건립위원장을 맡아 200만 달러 가까이를 모금해 지금의 한인회관을 부채없이 매입한 주역이다.
지난달 비대위는 이홍기씨와 측근들에게 지난 8월 17일 비상대책 한인회 임시총회 결과를 전하며 “9월 5일까지 한인회관에서 퇴거하고 한인회 계좌 거래를 중단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씨의 이번 대응은 퇴거촉구 서한에 대한 감정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씨와 극소수의 주변 인사들이 보이는 이런 행태는 궁지에 몰린 자들의 최후발악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이씨 주변 인사들은 거의 모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이씨 곁을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씨가 9월 말에 주최하겠다는 코리안페스티벌은 불과 3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조차 아직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이들은 이씨가 4년 전 김윤철씨가 페스티벌을 치르고 행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했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인회에서 자원봉사하는 이도 완전히 없어진 상황이다.
또 한인회 재정도 매우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과 6월 본지에 게재한 한인회 광고비를 아직까지 결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모 일간지는 밀린 광고비를 주지 않으면 더 이상 한인회 광고를 받지 않겠다고 최후 통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인적으로나 물적으로 한인회 기능을 완전 상실한 식물 한인회 회장을 사칭하는 이홍기씨는 오는 10월 초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신청을 했지만 현재 많은 애틀랜타 한인들이 재외동포청과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이씨의 회장자격을 문제삼으며 참가불허를 청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적 중립적인 인사로 평가되는 한 한인사회 단체장은 “이홍기씨가 하루 속히 예전의 순수했던 모습으로 돌아와 재정비리와 공금횡령에 대해 사과하고 자진사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씨에 대한 퇴거요청 서한에 이어 변호사를 통한 퇴거 요청 및 형사고발 등의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새로운 한인회가 출범하면 이홍기, 소녀상을 훼손 철거한 김일홍, 전 이사장 이경성씨에 대한 한인회 정회원 영구제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시민의 소리측도 이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위한 마지막 증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유의 한인회장 구속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