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전략 사업으로 규정
노동자들은 처우개선 요구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등 노동자들의 반발이 업계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반도체 산업 투자 규모는 세계적으로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 10년이 지나면 업계 연간 매출은 1조달러로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 산업으로 평가해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근로자들은 처우 개선 요구를 강하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미국과 한국, 대만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무노조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2019년 설립된 삼성 노조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한국 내 근로자 약 12만5,000명의 약 4분의 1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삼성 노조는 이번 파업 참가 인원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7월 8일 파업 시작 집회에는 약 6,500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미국통신노동자조합(CWA)은 인텔을 포함한 미국 반도체 대기업에서 노조를 조직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노조의 칼 케네브루 통신지부장은 한국에서의 파업을 지적하며 미국 기업들은 노사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미 연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사문제는 미국 자동차 업계와 UPS, 할리웃 작가와 배우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코넬대학교 노사관계대학원 집계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는 약 54만명의 근로자 약 470건의 파업에 참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노사 문제는 성장하는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2030년에는 1조2,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반도체 산업 컨설팅 업체인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래티지스(IBS)를 인용해서 전했다. 세계 반도체 매출은 올해 5,000억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 2029년에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하는 등 2030년까지 6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는 5,000억달러선에서 정체된 모습이었다.
이에 미국 등 주요국이 급성장하는 반도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서 보조금 지급 등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5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법을 통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5월 금융지원을 포함해 총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중국 역시 지난달 반도체 굴기의 일환으로 3,440억위안(약 65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반도체 투자기금을 조성했다.
EU는 역내 반도체 생산역량 증대를 위해 지난해 유럽판 반도체법 시행에 도입했다. 현재 약 10%인 EU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2배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은 2030년까지 민관 부문을 합해 642억달러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인텔,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은 다들 미국 반도체법으로 보조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