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절차 당선, 퇴진 압박 굴하지 않을 것"
"보험금 수령 은폐, 공금 횡령은 범법행위"
정말로 떳떳하면 은행 계좌 전부 공개해야
한인회 공금 5만 달러를 빼돌려 제36대 애틀랜타 한인회장 입후보 공탁금으로 사용해 한인회장으로 불법 당선된 이홍기 씨가 최근 해명자료를 내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당선 공고된 한인회장을 상대로 하는 그 어떤 퇴진 압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한인사회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자 한인회가 낸 해명자료에서 이홍기 씨는 “공금을 사용해 공탁금을 납부한 것에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도 “5만 달러를 다시 한인회에 갚았다는 점에서 공금횡령 의도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이씨는 지난해 9월 한인회 공금을 빼내갔고, 그의 주장을 사실로 믿는다해도 지난 2월 14일에야 돈을 갚았다. 그리고 돈을 갚은 시점도 지난 2월 4일 보험금 수령 15만 8천여 달러를 은폐한 사실이 폭로된 이후의 시점이다.
도둑질을 해서 한인회장 입후보 공탁금을 낸 범법자가 돈을 갚았으니 문제가 안된다는 논리다. 누군가가 남의 가게에서 돈을 5만 달러를 훔친 후 다시 돌려 놓았다고 범죄 사실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감형의 이유는 될 수 있다.
또 해명자료는 경찰조사에서 횡령은 없었기 때문에 형사기소를 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인사회의 관례이며 미국사회에서는 생소한 공탁금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형사문제로 다루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가 한인회 공금을 횡령한 사실은 이후 귀넷 검찰에 보고한 수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씨와 그 주변 인사들은 한인회를 재건하려는 비대위원들을 ‘음해세력’이라 매도하고 이씨가 한인회 재정에 손해를 전혀 입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어떤 퇴진 압박에도 굴하지 않겠고 천명했다. 아울러 9월 코리안 페스티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명자료를 본 한 한인사회 원로는 “석고대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이홍기 씨가 이제는 양심적 한인동포들을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며 “이씨는 범죄로 한인회장에 당선된 자로 당선은 당연히 원천무효이고,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한인단체장은 "사안에 따른 땜빵식 해명 말고 전체 한인회 은행계좌 거래 내역을 전부 다 공개하면 깨끗하게 해명되고 밝혀질 일"이라며 "뭐가 두려워서 은행 거래 내역을 공개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통상 비영리단체에서 재정비리는 엄격한 처벌을 받는 것이 미국사회의 관례다. 이홍기 씨는 16만여 달러의 보험금을 수령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수 개월만에 탕진하고 한인회 정기이사회에 거짓으로 회계보고를 했으며, 급기야는 자신의 돈으로 내야할 입후보 공탁금을 공금에서 훔쳐 제출한 범죄를 저질렀다. 형사처벌을 받아야 함은 물론 당연히 한인회장직 퇴출을 넘어 한인회 역사에서 영구히 지워져야 할 악행을 저지른 한인회장으로 역사에 기록돼야 한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