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세장 비밀경호 어떻게 뚫렸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3일 유세장 피격 사건을 두고 허술한 보안 및 경호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선 후보에 대한 보안 체제가 허술한 구멍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공화당은 비밀경호국(SS) 책임론 등을 내세워 당국을 거칠게 몰아칠 기세여서 자칫 조 바이든 행정부 책임론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BBC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몇 분 전에 소총을 들고 건물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는 남성이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세장 밖에 있던 그레그 스미스는 13일 BBC 방송에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시작 후 5분쯤 지나서 총을 든 남성을 봤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그가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존재를 경찰과 비밀경호국에 알리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옆에 약 49피트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올라가는 남자를 봤다”며 “그는 소총을 들고 있었다. 소총이란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미스 돌아다니는 경찰들에게 3∼4분 정도 경고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지붕 경사 때문에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건물 꼭대기마다 (경호를 담당한) 비밀정보국 요원을 두지 않는 거냐”고 되묻고는 “여기는 넓은 장소가 아니다. 100% 보안 실패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왜 트럼프가 아직 연설하고 있고, 왜 아직 트럼프를 연단에서 끌어내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하는데, 다음 순간 다섯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이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총격범에게 총을 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역시 유세장 밖에 있었던 또다른 목격자 벤 메이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한 건물 옥상에 있던 남성이 다른 쪽으로 건너가는 것을 봤고, 총은 보진 못했지만 의심스럽다고 생각해 경찰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몇 분 후 총격 소리를 들었고 지붕에 경찰이 있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유세장 안에 있던 다른 목격자 제이슨은 BBC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트럼프를 보호하려고 뛰어 올라가는 걸 봤고, 연단 밑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신속히 몸을 숙였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 조지프는 NBC뉴스에 연단 왼쪽 끝 좌석에 앉아있다가 총소리를 여러발 들었으며, 몇 피트 떨어진 곳에 있던 남성이 머리에 총을 맞고 청중석 바닥으로 쓰러지는 걸 봤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조지프는 총성이 계단식으로 된 청중석 뒤에서 들렸고, 같이 온 친구에게 청중석 뒤편 공간이 너무 개방된 것 같다고 말했다며,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딱 그럴만한 장소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망한 남성은 뒤통수에 총을 맞고 즉사한 것 같다. 사망자가 총격범과 트럼프 사이에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지프는 “총탄 소리를 7발까지 셌으며, 사망 남성과 부상 여성 모두 처음 7발 이내에 맞았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사망자 가족 약 5명은 충격을 받아서 경황이 없었고, 이 중 2명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그는 전했다.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 미수로 규정하고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