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리 열린 한인회 이사회 '이전' 의결
소녀상건립위 및 동포 '강력반발' 예고
애틀랜타한인회가 애틀랜타 동포들의 지지와 염원 속에 한인회관 정원에 건립된 애틀랜타 제2 평화의 소녀상을 한인회관 내 2층으로 이전하기로 의결해 동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애틀랜타한인회는 11일 오후 한인회관에서 2분기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김일홍 회관관리운영위원장이 제안한 소녀상 회관 내 2층 이전 제안에 대해 토론 끝에 승인 가결했다. 겉으로 내세운 논리는 한인회관 2층의 역사 바로세우기 전시관을 보강한다는 취지다. 독도전시관과 한국전 전시관을 통합해 2세들에게 교육하겠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김일홍 회관관리운영위원장은 제2의 소녀상 건립 당시부터 한인회관 내 소녀상 설치를 극렬 반대했던 인물로 당시 김백규 소녀상 건립추진위원장과 대립했다.
이날 이사회는 언론인의 출입을 봉쇄한 채 비밀리에 진행됐다. 지난 1분기에 이어 한인회 이사회를 비공개로 진행한 한인회는 제36대 이홍기 한인회장 집행부가 유일하다. 한 참석자는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 일부 이사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염려 때문에 우려를 표명했으나 결국 이전을 의결했다.
애틀랜타 평회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2023년 3월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후세들에게 아픈 역사를 교육하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브룩헤이브시 블랙번 공원에 이은 조지아주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다. 소녀상은 성폭력과 인신매매에 반대했던 고 데이빗 플린트 변호사의 5만 달러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당시 소녀상 제막식에서 이홍기 현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소녀상이 한인회관에 세워져 기쁘고, 차세대를 위한 역사 및 평화, 인권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당시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녀상 설치에 찬성하며 강력 추진했던 이홍기 회장의 입장 변화에 대한 설명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김백규 전 한인회장은 “소녀상 이전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한인들의 서명과 전폭적인 지지 속에 건립된 소녀상을 이사 몇 명이 결정한다고 해서 옮길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일부 인사들은 지금도 잘 설치돼 운영되는 소녀상을 굳이 돈을 들여 같은 한인회관 내 실내로 옮기려는 의도가 불순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애틀랜타의 한 단체장은 소녀상은 일본군 피해자를 기리고 후세들에게 한민족의 아픈 역사를 교육하기 위해 세운 것인데 한인회관 2층으로 옮기는 것은 ‘헛간에 가두는 꼴’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한인회관 2층은 1년 내내 코리안페스티벌 기간 동안만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애틀랜타한인회 이홍기 회장은 2023년 12월 한인회관 동파사고로 2024년 3월 15만 8천여 달러의 보험금을 수령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거짓으로 2023년 내내 이사회에 회계보고를 해 물의를 일으켰고, 일부 인사들은 이 회장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인회는 고발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됐다고 주장하나 사건은 아직 귀넷 검찰청에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회장을 고발했던 인사들은 한인회 메인 은행 어카운트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9월 이 회장이 재선 출마할 시 기탁한 공탁금 5만 달러의 출처를 의심하고 있다.
이후 애틀랜타한인회는 한인동포 및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잃고 외면받는 상태이며, 일부 인사들의 게토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