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가지 않았던 숲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7-08 09:12:57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얼마 전 산악회 리더인 J 선생님이 안내했던 맥 다니엘 팍의 인적이 드문 숲길을 걷고 있다.

오랫동안 산책을 해도 이곳은 거의 발길이 닿지 않아 가지 않았던 숲길이었다.

평소에 산책하면서 편리한 일상에 길들어진 익숙함 때문이리라. 

지금 예스러운 풍취를 간직한 숲이 비경의 속살을 드러내는 순간에 다시 환호한다. 

항상 맑은 모습의 J 선생님께서 한적한 이 숲길을 즐겨 걷는 깊은 속마음을 알 것 같다.

밝은 햇살이 비껴드는 “스위트 워터” 실개천을 따라 걷는 새로운 느낌은 매우 신선했다.

한껏 고즈넉한 숲의 정적을 깨는 새들의 고운 울음소리가 청량하다.

점점 새롭게 드러나는 보다 더 나은 쾌적한 산책 코스로 여겨지는 숲의 풍경에 이끌림을 감사한다. 지금까지 가지 않았던 길에서 새로운 생각을 가다듬으며 삶의 참신한 계획을 세우기 원한다. 숲속의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삶의 진솔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 삶의 요람인 왈츠곡 <비엔나 숲속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맥 다니엘 팍은 시민들이 자연에서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며 영혼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안식처이다.

한참 숲길을 따라 걷던 발걸음이 대로에 인접한 구릉지에 둔덕진 곳을 넘어 자연스럽게 개울 건너편 쪽으로 들어섰다. 

개울 저쪽 지나온 굽이진 숲길에 눈길이 머무는 지점은 아득하게 멀어 보였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 구절이 살아난다.

상략. 제2연에서 “이윽고 다른 쪽을 걸으니 역시 아름다운 길,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덜해 마음이 그쪽으로 더 끌린 걸까. 하기야 지나다닌 흔적으로 말하자면 두 길이 거의 같았었지.” 

마지막 연에서 “멀고 먼 훗날 어디선가 한숨 쉬며 말하고 있으리라.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인적이 덜한 길을 택했었기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한순간 인간 삶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교훈을 배운다.

어느덧 풀밭 사이의 직선으로 뻗어난 산책길을 따라 운치가 있는 나무다리 위에 서게 된다.

흐르는 맑은 물소리가 “슈베르트”의 투명한 <피아노 5중주> 송어 변주곡처럼 정겹게 들린다.

“슈베르트”가 교사의 위치에서 음악을 좋아해 작곡가의 길을 선택했던 음악가의 일생은 경제적 궁핍으로 고통을 겪게 되고 31세에 요절한다. 

그의 사후 아름답고 감동적인 기악곡이 인정받고 가곡의 왕이 되었지만, 본인은 살아생전 혜택을 한 번도 누리지 못했다. 

그의 짧았던 일생은 낭만파 음악가로서 새로운 길을 여는 음악 사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의 음악적 유산이 슬픔과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선율의 교향곡 제8번<미완성: Unfinished>은 애틋한 낭만성과 애수를 담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2악장으로 되어 있어 <미완성>이지만 내용이 4악장 못지않게 매우 충실하다.

실내악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우수 어린 정감을 노래하는 첼로의 탄식은 슬픔을 간직한 곡이다. 현악 4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의 처연함은 심금을 울린다.

그의 21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19, 20, 21번은 슈베르트의 최후의 빛나는 유작으로서 그가 세상을 떠나고 발표된 곡이다.

그의 서정적인 낭만성과 예술성이 경지를 이루는 치열함이 장엄한 세계의 절정에 다다른다.

슈베르트 연가곡의 대표적인 <겨울 나그네>는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24곡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곡이다. 

실연당한 청년이 고통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겨울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체험을 처절한 심경으로 아픔을 노래한다. 

나의 심정엔 노년의 삶의 계절 겨울을 맞는 나그네의 허허로운 삶의 노래로 담담하게 들린다.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의 순수한 정신세계와 삶의 관조가 묻어나는 가곡집이다. 

‘백조가 마지막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라는 전설을 출판업자가 슈베르트의 노래를 승화시킨 작품이다. 

지금 나는 흘러가는 맑은 물결을 바라보며 “렐스타브” 시에 곡을 붙인 슈베르트의 <사랑의 전갈> 가사를 읊조리고 있다. 

그는 슈베르트보다 두 살 아래인 시인이었다. ‘은빛으로 반짝이며 흐르는 시냇물’을 향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 달라는 내용이다.

인간 삶은 자연에 속한 존재로 정신적인 삶의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인간의 육체적인 활력과 정신적 가치가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현실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아닌가. 가지 않았던 산책길에서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새로운 열망을 품기 위한 의지를 다진다. 더 나은 삶의 길을 가기 위해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어빙 티슈, 메이컨 공장 증축 계획 발표
어빙 티슈, 메이컨 공장 증축 계획 발표

조지아주, 목재 산업 중심지로 부상 관리직·기계공 등 100여 직원 채용 어빙 티슈(Irving Tissue)가 메이컨 공장의 증축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번 증축은 소프키 산업단

이승만 동상 한인회관에..이홍기 결정하면 문제돼
이승만 동상 한인회관에..이홍기 결정하면 문제돼

정통성 없는 한인회 결정에 누가 수긍할까소녀상 훼손 한인회가 동상... 설득력 없다 보험금 수령 은폐와 한인회 공금을 유용해 선거 공탁금으로 한인회장에 내 부정 당선돼 애틀랜타한인

방치 장례식장서 화장 유골함 수십개 발견
방치 장례식장서 화장 유골함 수십개 발견

마리에타 소재 장례식장소셜 미디어 신고로 수색일부 신원확인 표식 없어 화재로 방치된 장례식장에서 수십개의 화장된 유골함이 발견돼 경찰이 긴급 수사에 나섰다.마리에타 경찰은 20일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친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친다

UGA, 여대생 살해사건 뒤 산책로에 펜스∙비상호출박스 주민 불안 여전∙∙∙추가책 요청  어거스타대 간호학과 레이큰 라일리 살해 사건을 계기로 UGA가 캠퍼스 내 산책로 안전강화에

올 추수감사절 식탁물가 조금 싸졌다
올 추수감사절 식탁물가 조금 싸졌다

칠면조 가격 하락으로10인 기준 58.08달러 올해 추수감사절에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하기 위해 드는 음식 재료비는 작년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전미 농장연맹(AFBF)에

메이컨 교사, 디지털 아동 포르노 소지로 징역형
메이컨 교사, 디지털 아동 포르노 소지로 징역형

아동 성학대 및 착취 동영상 등 압수자원봉사자, 코치 등으로도 활동해  메이컨의 한 교사가 디지털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중부지방 검찰청에 의하면 판

허위 무장위협 신고 14세 고교생 체포
허위 무장위협 신고 14세 고교생 체포

캅 앨타투나고∙∙∙한때 긴급폐쇄 조치 학교에 무장한 사람이 있다는 허위 신고를 한 14세 고교 남학생이 경찰에 체포돼 구금됐다. 허위신고로 해당 학교는 긴급 폐쇄조치가 내려지기도

1980년대 가장 인기 있던 아기 이름은?
1980년대 가장 인기 있던 아기 이름은?

남아-마이클 ∙ 여아-제시카 1980년대  태어나거나 자란 미국인들은 크리스토퍼, 매튜  애슐리 그리고 사라라는 이름를 가진 친구들이 많을 듯 싶다. 이런 이름들은 당시 가장 인기

켐프 공화당 주지사협회 2025년 회장 당선
켐프 공화당 주지사협회 2025년 회장 당선

27명의 공화당 주지사 대표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2025년 공화당 주지사 협회(RGA) 회장으로 선출됐다.RGA는 연례 회의 후 켐프와 몬태나 주지사 그렉 잔포르테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